[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18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오후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 8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외교부장은 다양한 사안을 두고 논의를 벌였으나 '인적교류 확대'에만 합의를 이뤄내는데 그쳤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새벽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양국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짤막하게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대만문제를 두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친강 외교부장은 "미중관계는 수교이래 최저점에 놓여있다"면서 "대만문제는 미중관계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가장 큰 리스크 지점으로,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이 진정으로 실현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국무장관이 친강 외교부장의 방미를 요청했으며, 친강 부장은 적절한 시기에 방미할 것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양국의 인문 교육 교류를 확대하고 항공편수 증대 협상을 적극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더 많은 학생, 학자, 재계인사들이 상호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며, 이를 지원하는데 양국이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양국은 대만문제, 남중국해 문제, 기술제재 문제, 고율관세 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이들 난이도 높은 문제에는 해법이 도출되지 않았고, 비교적 합의가 쉬운 인적교류 확대만 합의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이번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이 5년만에 이뤄지는 것이며, 이번 회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 "미국측의 후속조치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19일 논평을 통해 "미중 양국관계가 맞닥뜨린 어려움은 대부분 미국측의 일방적인 잘못된 정책과 행위의 결과"라며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인문교류 확대 합의가 이뤄졌으니, 미국측은 중국에 대한 비자정책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중국인들은 미국의 성의와 실효적인 조치들 기다리고 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또한 중국 여론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지닌 블로거인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총편집장은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번 회담은 소기의 성과과 공감대를 달성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과거 미중관계는 합의에 이르렀으나 미국측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진통을 겪은 적이 많았다"며 "미국측의 후속 조치들을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오늘 왕이(王毅) 외교담당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부총리급)을 만날 예정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면담이 성사될 경우,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미국 현지시간) 수개월 안에 시 주석과 만날 희망을 언급한 바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이 18일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18일 베이징에서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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