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롯데지주 신용등급 일제히 조정
롯데케미칼 등 신용등급 하향 영향
계열사 지원·신사업 추진 등 투자 계속
은행서 5년간 6조 수혈, 유동성 확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지주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면서 롯데지주의 신용도까지 끌어내리면서다. 당분간 계열사 지원은 물론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에 매진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롯데쇼핑, 롯데물산, 롯데케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 롯데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하면서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산업 업황 부진과 대규모 인수 자금 지출로 차입금이 확대되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영향이 컸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지분 25.3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
여기에 롯데지주는 계열사 지원과 함께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무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4월부터 코리아세븐 유상증자에 3984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롯데헬스케어 설립에 700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에 1789억원을 투입하는 등 신규 사업투자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또 지난 1월 롯데케미칼은 일진머리티얼즈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로 2939억원을 출자했다. 롯데지주는 또 연내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1700억원의 추가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잇단 계열사 지원은 롯데지주의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1조2000억원에 불과하던 순차입금은 2021년 2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3조원까지 증가했다.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소폭 감소한 데 비해 계열사 지원에 따른 자금 순유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별도 손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이에 수반되는 자금부담 확대 가능성 또한 내재하고 있다는 게 신평사들의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1조원 내외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을 비롯한 2조200억원 수준의 자금소요를 충당하기에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한신평은 "그러나 계열사 지분에 기반한 대체자금조달력과 보유 자기주식(약 1조원), 자회사로부터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미사용 여신한도, 그룹의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하면 단기자금소요에 무난히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또 금융권과 협약을 맺고 적극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협약을 맺고 5년간 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확보했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바이오로직스 6개 계열사의 신사업에 쓰인다. 여기에 롯데쇼핑은 지난 16일 NH농협·하나은행으로부터 5년간 1조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