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원료 대체...화이트 바이오 사업 확대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GS칼텍스가 저탄소에 방점을 둔 신사업을 통해 정유 중심이었던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대응해 근원적인 혁신을 뜻하는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을 추진 중이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GS칼텍스] |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대표이사(이하 사장)은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등 '딥 트랜스포메이션'의 앞줄에 서있다. 경기침체 등 외부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GS칼텍스는 호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1조8736억원, 영업이익 30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1.6% 대폭 감소했다. 불안정한 정제마진과 더불어 장기간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허 사장은 지속 가능한 원료인 바이오매스에서 바이오 연료, 바이오 케미칼 등을 생산해 기존 화석 연료(원료)로 생산되는 제품을 대체하는 저탄소 사업인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LG화학과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를 위한 실증 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지난 4월에는 HMM과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화장품 기업 로레알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공급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케미칼과 같은 바이오 사업 전반을 강화하고 있다.
발전·산업·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저탄소 모델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밸류체인 차원에서의 수소 사업 진출을 위해 액화수소 생산·공급사업, 수소충전소 구축, 연료전지발전 사업을 하는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에 집중하고 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 사업의 탄소 감축과 수소,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등 저탄소 신사업을 뜻한다.
허 사장은 "해외 주요 기업과 긴밀한 협업으로 청정수소를 수입하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으로 국내 블루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청정 수소 공급 역량을 확보해 탄소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현장 경험과 실무 능력, 전문성을 두루 갖춘 경영자로 꼽힌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허 사장은 1992년 일본 오사키전기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해 뱅커스 트러스트 한국 지사와 IBM 미국 본사, 석유 메이저 쉐브론 미국 본사 등 글로벌 기업에서 국제적인 경영 감각을 길렀다.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에서 근무를 시작해 여수공장 생산기획 공장장과 석유화학·윤활유 사업 본부장을 역임하고 2017년부터 2년간 종합상사 GS글로벌 사장으로 재직한 뒤 2019년 1월 GS칼텍스의 대표에 취임했다. 허세홍 사장은 GS그룹 오너 일가 4세 경영인이자 GS그룹 총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
GS칼텍스는 1967년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로 출범했다. 매출의 7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인다. 매출에서 정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6%(2022년 기준)다. 석유화학은 10%, 윤할유 사업 부문은 3%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