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발 신용등급 줄하락 속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균형' 강조
하반기 사례는 '롯데자이언츠'
"공정한 인사 발탁해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투자할 때 투입되는 자원과 발생하는 수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적 사고가 필요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80여명의 계열사 대표·실장급을 두고 롯데케미칼발 신용 등급 줄하락을 염두한 듯한 발언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 |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 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이 인수 자금 조달 부담에 비해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리티얼즈)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1월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 초 열린 상반기 VCM에선 일진머티리얼즈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그룹과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해 대규모 투자임에도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며 치켜세웠지만, 반기 만에 이 같은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룹에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 등급이 하락하면서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와 다른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까지 신용 등급이 줄하락했기 때문이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의 신용 등급이 하락하면 자금조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신 회장은 "고성장, 고수익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부합하는 사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해 달라"고 주문하며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출된 이익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균형'을 고려하라는 신 회장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신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의 당부 말이 담긴 글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은 총 4번 언급됐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매출∙이익 같은 외형 성장과 더불어 현금흐름과 자본비용 측면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번 VCM에서 신 회장은 롯데자이언츠 사례를 언급했다. 실력만 보고 입단 1, 2년 차의 신인 선수를 중용해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롯데자이언츠처럼 계열사 대표들에게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를 발탁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조직문화 혁신과 공정한 인사를 해야 한다"며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