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밀수' 흥행세를 시작으로 올여름 한국영화 삼파전이 시작됐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영화관에서 즐길수 있는 극캉스(극장 바캉스) 영화들이다.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개봉하면서 코로나 이전 추이를 뚜렷이 회복할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 성공적 스타트 끊은 '밀수'…극장가 빅4 승자는?
올해 텐트폴 중 가장 먼저 개봉한 NEW의 '밀수'가 2일 신작 개봉 속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개봉 1주일차 100만 돌파에 성공한 이 작품은 현재 240만 관객을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밀수' 측에 따르면 전체 영화를 통틀어 좌석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다.
[사진=NEW] |
지난 7월 26일 개봉한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 등 화려한 배우 군단과 천만 감독 류승완이 합작했다. 사전 무대인사부터 개봉 1, 2주차 무대인사도 오픈하자마자 전석 매진을 기록, 관객들과 직접 만나며 영화와 함께 극캉스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2일 개봉한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비슷한 오프닝 스코어로 출발했다. 쇼박스의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로 16만 5217명이 개봉 첫날 관람했다. 이후 실관람 평점인 CGV 골든에그지수 95%를 기록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밝혔다. '밀수' '더 문' 화려한 대작들 사이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로 주목된다.
[사진=CJ ENM] |
CJ ENM의'더 문'은 첫날 12만1090명으로 출발했다.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흔치않은 소재, 실감나는 우주와 달의 환경을 구현한 VFX 기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과 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과 도경수, 설경구의 저력이 기대를 모은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흥행 코드를 정확히 구사하는 감독인 만큼 '더 문'의 뒷심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밀수'가 좋은 추이로 여름 시장을 선점했지만, 아직 최후 승자를 판단하긴 이르다. 오는 9일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한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의 조합과 새로운 정서의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쏠린다. 빅4 작품 모두 천차만별의 다양한 소재, 참신한 스토리텔링으로 고유의 매력을 갖고 있다. 팬데믹을 지나 지난해 '월 1000만' 달성에 이어 2019년 수준의 월 2000만'도 회복할지 주목된다.
[사진=(주)쇼박스] |
◆ '월 천만' 극적 회복…'극캉스' 힘입어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할까
앞서 '밀수'가 그랬듯 올해 비범한 작품들을 준비한 각 배급사들은 영화의 사전·사후 홍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봉 1주 전부터 부산, 대구 등 전국으로 다니는 사전 무대인사를 통해 흥행 열기를 예열했다. '밀수'와 '더 문'의 경우 개봉 전부터 SNS를 통해 배우들과 직접 만난 관객들의 영상과 경험담이 쏟아지면서 화제몰이를 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관에서 시원하게 영화도 보고 배우들도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는 방식의 '극캉스'는 이미 올여름 시장 트렌드가 됐다.
이에 힘입어 오는 4-5일, 12-13일에도 각 영화의 주연배우들, 감독은 바쁜 무대인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서울, 경기, 대구, 부산 등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밀수'의 촬영 비하인드를 담은 '연안부두' 뮤직비디오나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황도커플 박서준, 박보영의 일상을 공개한 인스타그램 개설 등 이색 홍보 역시 계속된다.
[사진=NEW, CJ ENM SNS] |
CGV, 메가박스 등 극장측에선 올 초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흥행 비결로 꼽혔던 전용 굿즈를 통해 관객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한다. CGV에선 개봉주 영화 속 장면을 네 컷으로 구성한 '필름마크'를 증정하며 작품과 배우에게 애정이 있는 관객들을 자극했다. 롯데시네마의 아트카드,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 등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주차마다 달라지는 해당 굿즈들을 놓칠 수 없어 자연스레 N차 관람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앞서 1월과 5-7월 극장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비결을 '아바타2' '범죄도시3'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PART ONE' 등 돌아온 1000만 영화들의 활약 덕이다. 각 배급사별 대작들이 4편이나 포진한 8월 역시 10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히 예상되나, 개별 영화의 성적을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극장 관계자는 "'범죄도시'같은 1000만 영화가 더 나온다면 더할나위 없지만, 각 영화들이 300-400만 정도로 고르게 흥행해주는 것도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2019년 한국 영화의 호황기엔 여름 성수기 텐트폴 개봉 시기에 월 관객수가 20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나머지 달에도 1000만은 기본으로 넘어섰다. 연간 2억2667만 명 이상이 극장을 찾았던 그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업계에선 여름 극장가 작품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고 추석, 연말까지 한국영화 붐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추석에도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턴', 강동원 주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포진한 만큼 이제는 조심스레 월 2000만, 연간 2억 관객수 회복을 기대해 봄직하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