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회장과의 친분으로 부회장직까지 올라...재범위험성 높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검찰이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된 그룹 임직원들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10일 범인도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모 KH그룹 총괄부회장과 이모 수행팀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오로지 배상윤 회장과의 친분관계로 총괄부회장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다. 피고인 스스로도 그룹 경영 관련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그룹 내 영향력은 배 회장과의 친분관계에서 비롯한 것으로 피고인은 배 회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서 만난 변호인은 현재 배 회장과 직접 소통이 되는 유일한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외 도피중인 배 회장의 변호인과 만난다는 것은 향후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우 부회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우 부회장 측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이 아닌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처했으면 (범인도피 범행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 피고인은 장기간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우 부회장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검찰은 우 부회장과 함께 배 회장의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이 팀장에 대해서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팀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아울러 이 사건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사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음을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팀장도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 4일 나올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담합 의혹과 4000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 씨가 5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26 mironj19@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우 부회장에 대한 보석심문도 함께 진행했다. 지난 5월 구속된 우 부회장은 모두 자백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은 그룹 내 총괄부회장으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배 회장이 아직 해외도피중인 상황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에 대한 보석은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앞서 이들은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소위 '황제도피'를 하고 있는 배 회장에게 그룹 소속 수행원들을 보내 수발을 들게 하거나 한국 음식을 공수하고 도피·도박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우 부회장은 배 회장의 해외 도피 이후 검찰의 추적 상황과 수사 내용을 배 회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수행팀장은 배 회장의 항공권을 대신 발급해주고 필리핀·싱가포르·베트남 현지 도박자금 수십억원과 카드 결제대금,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배 회장이 이들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서 호화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 등을 드나든 것으로 보고 있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H필룩스·KH일렉트론 등 계열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65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배 회장은 지난해 6월 리조트 인수 등 사업상 이유로 출국한 뒤 올해 초 검찰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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