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30대 연령제한에 반발
청년도약계좌 등 젊은층 특혜에 역차별 불만
육아 등 경제적 부담 커, 맞춤형 지원 요구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령제한을 만 34세 이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40대 이상 중장년 세대들의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등 현 정부가 젊은 세대 맞춤형 지원에 집중하면서 4050은 홀대받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육아 등 경제적 부담이 큰 세대인만큼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내 최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카페) 등에서는 금융당국의 50년 주담대 연령제한(34세 이하)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유로 정부가 4050 세대에 대한 역차별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2022.03.25 pangbin@newspim.com |
정부가 50년 주담대 규제에 나선 건 늘어나는 가계대출, 특히 주담대 증가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4월말 677조4691억원에서 이달초 기준 679조8893억원으로 약 4개월만에 2조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중 주담대는 같은 기간 508조9827억원에서 514조1174억원으로 5조원 이상 급증했다. 50년 주담대 상품의 경우 출시 한달만에 1조원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40년 상품보다 만기가 길어 총 이자 부담은 크지만 대출 한도가 크고 월 납입금액은 적어 선풍적인 인가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50년 주담대 상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상환능력 등을 고려한 기준 정립이 우선이지 최근 검토중인 사안처럼 일괄적인 연령제한을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강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초반 A씨는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말도 있고 해서 매매를 고민중인데 금리가 너무 높아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50년 주담대가 나온다고 해서 관심이 컸는데 40대는 제외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상환 능력을 반영해서 대출을 규제해야지 무조건 나이로 제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30대 이하 청년층에 대한 혜택이 우선시 되면서 중장년층은 홀대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청년도약계좌 등 젊은 세대 맞춤형 정책은 다수 마련됐지만 육아 등 경제적 부담이 큰 4050 세대를 위한 지원은 부족해 이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산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 B씨는 "출산율을 높이는 게 국가적 과제라고 하면서 정작 도움이 되는 정책은 거의 없다. 이번 50년 주담대 연령제한 논의만 해도 현 정부가 중장년층을 무시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제대로 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50년 주담대 연령제한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금융당국의 규제 시그널은 분명히 있다. 관련해서 어떤 기준을 정할지는 정부 방침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