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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①깊어가는 청년 정치 불신...정치권 정책 대응은 '헛다리'

기사입력 : 2023년09월30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9월30일 06:00

여야 모두 청년 맞춤 정책 구상…체감도는 미미
불신은 참여 저하로 이어져...투표율이 방증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요새 젊은 층 7~8할은 정치 불신이 심각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딱히 청년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 같지도 않고, 정쟁하는 걸 보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니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아요"

직장인 손모(30)씨는 '청년 정치'에 관해 묻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찡그린 표정으로 이같이 토로했다.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을 7개월여 남겨둔 현재 정치권은 '청년 표심 잡기'의 일환으로 다양한 청년정책을 내놓으며 관련 행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엔 기대보다 불신이 차 있다.

정계가 근본적 정치 불신에 잠긴 청년층의 마음을 두드리기 위해선 '정치권을 위한 청년 정치'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책네트워크 3호 정책 발표에서 지켜줄게 취준생 개인정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6.30 leehs@newspim.com

◆ 2030 표심 공략, 청년정책 힘 쏟는 정치권…체감도는 미미

지난 7월 청년정책 해커톤 '청년ON다' 공개오디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심은 천심이다. 천심에 다가가기 위해선 청심(청년층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국민의힘은 지난 3월 새로운 지도부 출범 이후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취업 준비생의 부담을 줄이는 토익 유효기간 확대(2년→5년), 예비군 이동·학습·생활 3권 보장 대책 등이 예시다.

지난 5월 1일엔 70%가 2030세대로 이뤄진 '청년정책네트워크'를 당대표 직속으로 출범하고 청년 정책을 한곳에 모아 설계·검토·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지난달 신혼부부에게 저금리로 주택 자금을 지원하는 '특례 대출' 소득 기준 상향을 4호 정책으로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청년 표심에 구애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민주당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확대 시행을 약속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18일엔 기존 당내에 난립해 있던 비슷한 조직들을 통합하는 청년정책 기구 'LAB(랩)2030'을 발족하고, 대학생·취업준비생·국군 장병·예비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LAB2030' 출범식에서 "랩 2030이 청년과 기성세대, 정치권을 연결하고 청년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노력이 실상 청년들에게 체감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표심을 의식하는 데만 치우쳐 청년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6일 발표된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청년 세대의 빈축을 산 대표적 사례다. 일이 많을 때는 주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일이 적을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는 개편안은 당시 청년층 사이에서 '과로사 조장법'이란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노사 현장을 효율화시키자는 명목으로 '바짝 일하고 몰아서 쉬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근로 현장의 실태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반발하는 청년층의 목소리에 유야무야 법안을 철회했다.

◆ 깊어지는 정치 불신, 참여 의욕 꺾는다…낮아지는 청년 투표율

청년들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채 나오는 정책은 설득력을 갖기 요원할 뿐더러 정치 전반에 대한 회의와 상실감을 불러와 참여 의욕까지 꺾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는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3월 실시된 제20대 대선 선거인 명부에 근거해 전체 선거인의 10.3%인 452만78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청년층 투표율은 제19대 대선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제20대 대선에서 50대 이상 연령대는 투표율이 상승했지만, 40대 이하부터 10대까지의 투표율은 전부 하락했다. 같은 선거의 투표율에서도 중·노년층에 비해 청년층이 소극적 경향을 보였다. 

제20대 대선 연령대별 투표율은 60대(87.6%), 70대(86.2%), 50대(81.4%) 순으로 높았고, 8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10~30대 투표율이 70% 초반으로 가장 저조하게 나타났다. 

선거인 수 대비 투표자 수 비율 역시 50대~70대는 투표자 비중이 더 높게 집계된 반면 40대 이하에선 선거인보다 투표자 비중이 더 낮았다. 

제20대 대선 성별·연령대별 투표율에선 25~29세 남성(66.3%)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8세 남성(67.8%), 30~34세 남성(68.3%), 35~39세 남성(69%)이 그 뒤를 이었다. 

60대 남성(88.2%), 70대 남성(89.2%)에 비해 20% 가까이 저조한 수치였다. 40대 이후 남성부터는 80세 이상을 제외하고 연령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 투표율의 경우에도 20대 초반(73.4%)과 30대 후반(72.2%)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되며 청년층의 정치 관여도가 중장년층보다 적다는 것이 확인됐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40대~60대까지는 연령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상승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팀플레이스에서 열린 'LAB2030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8.18 mironj19@newspim.com

◆ 2030세대가 바라본 청년정치, 불신 뿌리는 어디에

정치권 논의가 민생과 괴리된 채 진행된다는 인식은 청년들에게서 정치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앗아가고, 그 자리에 "투표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회의나 상실감을 심어 놓는다.

대학생 최모(25)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본인이 투표한 진영에서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불신이 심화되는 것"이라 말했다.

최씨는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상임위 파행' 같은 진흙탕 싸움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기성세대의 모습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 것도 여기 한몫한다"며 "내 또래들은 투표권을 행사하고부터 진보·보수를 한 번씩은 경험했는데, 어느 한 쪽에도 만족하지 못해 중도 성향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예전보다는 청년층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돼 도움이 되는 정책도 많아졌다. 어느 정도의 자성은 필요하지만 정치권 전반에 대한 평가가 과하게 절하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최씨는 "내 주변에선 국회 하면 '국-K1'이나 회의 중 휴대전화로 딴짓하고 윽박지르는 장면부터 연상한다"면서 "이런 모습부터 개선해야 잘한 것은 성과를 인정받고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대학원생 김모(28)씨는 "내 주변만 보더라도 청년층의 정치 불신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일침했다.

그는 "당장 김남국 코인, LH 순살 아파트 사태만 봐도 정치계엔 자정작용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며 "지금 국회는 자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 출신인 김씨는 본가 지역구를 언급하며, "지역 정치인들은 시장 돌아다니면서 인사만 할 게 아니라 소외된 어르신들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청년 이야기 하나라도 더 들었으면 한다"고도 꼬집었다.

이어 "국회 본회의장 의석을 보면 텅텅 비어 있을 때가 많은데, 당장 국회에서 처리 못한 법안들 자세히 살펴보고 출석해서 표라도 던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손모(30)씨는 "보수든 진보든 반대쪽 발목 잡기만 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면 혐오감도 들고 피곤하다"며 "저출생이든 남녀갈등이든 사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정부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라 토로했다.

정치 불신과 피로를 타개할 방법을 묻자 "청년층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려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몇 년은 걸릴 텐데,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내놓는 정치인이 얼마나 되겠냐"고 회의적으로 답했다.

손씨는 "정치권은 단기간에 효과 보는 정책들만 노리고, 유권자는 매번 일회성 여론전을 욕하면서도 끌려가 표를 몰아준다"며 "내년 총선도 지난 대선처럼 양극단으로 편향된 혐오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차기 총선에서 청년 표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관해선 최씨, 김씨, 손씨 모두 "윤석열 정부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이들은 "대통령과 여당에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와 야당이 딱히 믿음직스러운 것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행보와 각종 정치권 논란(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코인 게이트 등)에 대처하는 것을 보고 총선 투표를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yunhu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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