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총책 등 5명 구속…해외도피 4명 지명 수배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문자 금융사기(메신저피싱)로 63억원 상당의 돈을 챙긴 일당 27명을 검거해 국내 총책 A(40대)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해외로 도피한 4명은 지명수배했다.
총책 A씨 등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금융기관의 지급정지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사기 피해금을 세탁해 빼돌리는 신종수법으로 베트남과 국내에서 63억원대(피해자 155명) 자녀사칭 메신저피싱 사기 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씨의 동네친구 및 SNS로 알게 된 사이로서, 지난 2021년 3월부터 베트남과 국내 2곳에 사무실을 두고, 베트남에서는 메신저피싱 사기범행 실행을, 국내에서는 대포유심·계좌 모집 및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한 피해금 세탁 등 역할을 분담해 왔었다.
지난 6월27일 경기도 수원시 자금세탁책 A(30대)씨 체포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폰 및 유심칩[사진=부산경찰청] 2023.09.26 |
이들은 피해금을 피해자 계좌에서 도박사이트 입금계좌로 곧바로 이체한 후 다시 제3자 명의 계좌로 환급받아 베트남에서 최종 인출하는 신종 자금세탁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금세탁 과정에서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의 명의와 인터넷 광고로 모집한 대출희망자로부터 제공받은 선불유심 및 개인정보를 도용해 불법 도박사이트 300곳에 회원으로 무단 가입하거나, 대포계좌 148개를 도박금 환전계좌로 등록해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출목적으로 본인 명의의 ▲휴대폰 유심 ▲금융계좌 ▲신분증 등을 제공한 21명에 대해서도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혐의로 함께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 32대, 대포유심·계좌 121개를 압수하고, 4억5000만원을 법원의 결정으로 추징보전하는 등 범죄수익 총 7억5000만원을 환수조치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접수된 자녀사칭 메신저피싱 사기피해(2000만원) 진정서를 단서로 최초 수사에 착수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피해금이 불법 도박사이트로 입금된 정황을 확인해 신종수법을 적발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도박업자들이 자금세탁 사실을 알게되어도 도박 자체가 불법이다보니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는 점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자금세탁을 끝내더라도 피해자 신고에 의해 피해금이 이체된 도박계좌가 지급정지되면, 마치 이들이 신고한 것처럼 도박업자들에게 연락해 신고 취소를 조건으로 추가로 금전을 갈취하는 범행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무심코 저장해 둔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가 사기범의 목표가 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가족이나 지인이라 할지라도 일단 메신저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ndh40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