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인니에 합작공작
아세아, 중국 인구↑…니켈·리튬 부국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배터리 업체들이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몰리고 있다. 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신수용 산업부 기자 |
최근 기자와 만난 배터리 업계 임원이 배터리 업계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꺼낸 얘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장력 높은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인도 인구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인도네시아는 4위다. 자원도 풍부하다. 인도에서 최근 리튬 590만톤(t)이 확인됐다. 세계 1위인 칠레(920만t)에 이은 세계 2위의 매장량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생산국이다. 리튬과 니켈은 배터리 심장 격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완성차들도 아세아에 몰리고 있다. 인도가 배터리 사업 개화기라면, 인도네시아는 현재 진행형이다. 상하이자동차·제너럴모터스(GM)·우링자동차 합작사인 상하이GM우링이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인도에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테슬라뿐 아니라 BMW도 인도 현지 공장 설립할 계획이다. 르노-닛산,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스즈키 등이 손을 잡고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과 개발에 나선다. 우리나라는 현대차가 진출해 있는 상태로, 현지 전기차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아세아로 발길을 돌리며 배터리 메이커들도 움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고 시운전에 돌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 할마헤라섬 웨다베이 공단에 연간 5만2000t 수준의 니켈 중간재를 생산하는 니켈 제련 공장을 건설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검토 중으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상반기 인도 델리에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SDI도 아시아에서 소형 전기 이동 수단(LEV) 관련 영업 거점 마련을 계획 중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인도에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 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양국 정부는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채굴·제련부터 배터리 생산, 배터리 유통·재활용에 이르는 공급망을 정부·국영기업 주도로 구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5%에서 2035년까지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도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까지 높일 방침이다. 특히 인도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2만2607대에서 지난해 105만4938대로 8배 이상 늘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외 다른 국가로 가치 사슬(공급망)을 형성하는 첫 단추를 끼웠다"며 "전기 스쿠터 등 이륜·삼륜차 시장 같은 틈새시장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K-배터리는 이제 시작인 셈이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