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패배·'김기현 2기' 등 우려인 듯
"국정 운영 기조는 변함없어...미흡점 보완"
"최선 다했지만 부족함 있을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며 이념 대신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미흡한 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념 논쟁 없이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게 맞다"며 "야당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우선은 우리는 할 일을 잘하면 된다. 야당 탓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민생과 경제, 소통에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국정 기조는 항상 일관돼 왔기 때문에 변하는 건 아니고 소통 방안 강화 등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을 가진 후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10.18 photo@newspim.com |
최근 윤 대통령은 '국민소통'이나 '반성' 등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표현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용산 분수정원에서 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지시한 뒤 다음 날인 17일 "저와 내각이 돌이켜보고 반성하겠다"고 언급했다.
18일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 4역이 상견례를 겸한 오찬에서 당정 소통 강화에 공감하며 민생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참모진과 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발언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관련성에 대해 "정치에서 '민심은 천심이고 국민은 왕'이라며 늘 새기고 받드는 지점이 있다"며 "이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해달라"고 답했다. 그동안 이념을 강조하면서 정작 민생과 맞닿아 있는 메시지나 행보는 묻혔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보궐선거 전후로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 이탈 가능성이 나오면서 국정동력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을 앞둔 경고음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패배하면 여소야대 국회에 막혀 주요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채 남은 임기를 마쳐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결과로 드러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김기현 2기' 출범에 대한 비판도 윤 대통령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기현 대표 사퇴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결국 김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에 준하는 조직 개편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러나 인사와 관련한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 위기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 스킨십을 늘리면서 '김기현 2기' 지도부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고위당정회의를 주1회로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