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이상 사업 5건, 토지비·예비비 누락…총사업비 왜곡
조오섭 의원 "KDI 예타 무력화, 기재부 훈령 위반, 혈세낭비"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가 대규모 신규투자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성분석, 재무성분석, 순현재가치 등을 조작해 추진한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인천공항으로 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추진한 1000억원 이상 대규모 신규투자 사업은 오성공원사업, 인천국제공항건설 4단계, IBC-Ⅱ 복합리조트 기반시설 조성, 제1여객터미널 주차타워 및 업무시설 신축,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 등 총 5건이다.
인천공항은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사업은 자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나머지 4건의 신규투자사업은 KDI에 의뢰했고 5건 모두 토지보상비, 예비비 등을 누락해 총사업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제성, 재무성 분석 수치를 왜곡했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사업들은 KDI 경제성분석(BC)상 총사업비가 547억~7366억원 차이났고 재무성분석(PI)상 총사업비도 220억~4755억원이 차이가 발생했다.
기재부 훈령인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 운용지침' 제4조는 총사업비는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합한 금액, 공공기관이 기보유한 토지 등 자원도 그 가액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기재부 훈령을 어기면서 공사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고 있는 기보유 토지 가액을 총사업비에서 누락시켜 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의도적인 조작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사업의 경우 처음 KDI에 예타를 의뢰할 때는 토지가액, 예비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를 제출했는데 중간보고에서 경제성(BC) 0.28, 재무성(PI) 0.25를 통보받아 사실상 사업추진이 무산될 처지였다.
그러자 인천공항은 KDI예타 최종결과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의뢰를 철회한 뒤 토지가액 500억원, 예비비 199억원을 배제하고 자체 예타를 시행해 개조업체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진행했다.
자체 예타 결과 재무성(PI) 1.051, 순현재가치(NPV) 76억원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이 자체예타에 토지가액과 예비비를 포함시켜 재검토한 결과 PI(0.759), NPV(-501억원)으로 타당성 획득은 커녕 손해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PI는 재무성 대비 편익을 따지는 수치로 1이상일 때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NPV는 미래 발생되는 특정시점의 현금흐름을 이자율로 할인해 현재시점 금액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투자효율성 지표로 사용되며 0보다 크면 투자가치가 있고 0보다 작으면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본다.
조오섭 의원은 "KDI예타를 무력화시키며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 감사원의 재검토 결과처럼 손해가 발생하면 '혈세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투자사업의 경제성, 재무성 분석 수치 왜곡은 의도성에 대한 의혹을 낳는 만큼 철저히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