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TF 1년 운영…반려견 용품 첫 출시
론칭 첫 주말 한 달 목표 수량 판매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상품 만들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반려견 용품도 만드나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지난 20일 반려견 용품 2종을 출시했다. 이니스프리가 반려견 용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니스프리는 반려동물 용품을 만들기 위해 올 초 사업기획팀 내 '펫 테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 내 3명의 임직원은 모두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이다.
이니스프리 펫 TF에 속해 있는 장기백 이니스프리 사업기획팀 담당자(오른쪽)와 정유진 이니스프리 사업기획팀 담당자가 지난 24일 아모레퍼시픽 본사 옥상정원에서 이니스프리의 첫 반려견 용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3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으로 평소 반려견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제품이어도 영업, 마케팅, 글로벌 등 업무 영역에 따라 여러 담당자가 붙는 것과 달리 펫 TF 담당자들은 제품 개발부터 영업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지난 24일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만난 장기백 펫 TF 리더는 "팀 단위가 아니어서 반려인 입장에서 생산하고 기획하는 게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의 반려견 용품은 '그린펫클럽 꼼꼼 워터리스 발세정제'와 '그린펫클럽 산책 올인원 미스트' 총 2종으로 산책 전, 후에 필요한 것들이다. 제품 이름에 들어간 '그린펫클럽'은 이니스프리가 더 나은 반려생활을 위해 만든 커뮤니티다.
두 제품 모두 이니스프리에서 나오는 화장품과 다르지 않게 그린티, 동백, 어성초 추출물 등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들었다. 식물유래 에센셜 오일이 들어간 미스트는 특유의 인공적인 향이 나지 않는다.
산책에서 돌아온 반려견 노미랑이 이니스프리 그린펫클럽 꼼꼼 워터리스 발세정제에 발을 올리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화장품 회사에서 반려견 용품 만드는 게 어렵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TF가 꾸려지고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1년의 가까운 시간이 걸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TF에 속해 있는 정유진 이니스프리 사업기획팀 담당은 "화장품에 비해 강아지 제품은 알려진 정보가 너무 없다"며 "원료 효능을 입증하고 싶어도 임상시험이 아닌 동물실험을 해야 하니까 효능을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견종이 쓸 수 있도록 성분 하나하나를 확인했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내부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임직원들로 구성된 품평단을 꾸려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1년의 노력 끝에 내놓은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니스프리와 아모레퍼시픽 자사몰,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29CM 등 온라인에서만 판매했음에도 론칭 첫 주말 동안 한달 목표 수량을 판매했다.
이니스프리에서 출시한 반려견 용품.[사진=이니스프리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
글로벌 시장에서도 벌써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제품 출시 이전 이미 일본·홍콩·대만·태국 4개국 진출이 확정됐고, 출시 이후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를 비롯해 호주에서도 추가 요청이 왔다. 이니스프리는 우선 해외 직영 매장을 통해 펫 제품을 유통할 계획이다.
또 펫 관련 제품을 별도의 브랜드로 만들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첫 제품의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제품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장기백 담당자는 "화장품뿐 아니라 반려견 용품도 반려인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며 "사람과 동물이 모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반려견 용품을 이니스프리를 통해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