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더현대서울 직접 가보니
'개모차' 대여해주는 백화점 더현대서울이 유일
넓은 동선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 적합
식음료 시설 출입불가·뚜껑 항시 닫아야 하는 점 아시워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이 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2027년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봤개]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소비생활을 다룬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복합쇼핑몰, 아울렛, 호텔 등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곳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문턱이 높은 곳이 있다. 바로 백화점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모든 백화점 점포 중 복합쇼핑몰에선 일반화된 '반려견용 유모차'를 대여해 주는 곳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서울밖에 없다.
동선이 넓은 더현대서울 특성상 반려견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데 불편함은 없었다.[사진=노연경 기자] |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안내견을 제외하면 아예 반려견 출입 자체를 제한하고 있고, 롯데백화점은 더현대서울처럼 유모차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백화점 중 가장 '펫 프렌들리(반려동물 친화적)'하다고 할 수 있는 더현대서울에 반려견 미랑이와 함께 직접 가봤다.
더현대서울은 2021년 2월 개점과 동시에 반려견용 유모차인 '개모차' 대여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개모차'는 더현대서울 1층 컨시어지에 가면 5000원의 대여료를 지불하고 대여할 수 있다.
개점 직후에는 무료였지만, 유료화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서비스 유료화 이유에 대해 "반려견의 배변 실수 등으로 유모차가 오염된 상태로 반납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이 비용을 유모차 안에 까는 방석 세탁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모차'를 대여하기 전까지는 강아지를 안고 가야 한다. 목줄을 했어도 스타필드처럼 강아지와 함께 걸어 다닐 수는 없다.
최대 대여시간은 별도로 정해진 게 없다. 연장영업을 하지 않는 날에는 영업 마감 시간인 8시가 되기 30분 전인 7시 30분까지 반납하면 된다.
반려견 몸무게 최대 15kg까지 이용 가능한 더현대서울 반려견용 유모차에 9kg인 미랑이가 들어가자 꽤 꽉 차는 모습이다.[사진=노연경 기자] |
'개모차'를 이용할 수 있는 강아지의 최대 몸무게는 15kg이다. 9kg에 가까운 강아지 미랑이가 유모차에 타니 꽤 꽉 차는 모습이었다.
식음료 시설을 제외하면 '개모차'는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 편집숍부터 의류·화장품 브랜드, 명품 브랜드까지도 모두 출입이 가능했다.
다만 식음료 시설은 전부 불가능이다. 식당가가 위치한 지하 1층은 아예 출입이 불가능하고, 6층은 갈 순 있지만 식당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지하 2층이나 중간중간에 있는 식당, 카페 등도 모두 반려견 출입 불가다.
'개모차'에 달린 '반려동물 에티켓' QR을 통해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반려견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곳과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 층별로 자세히 나온다.
미랑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직접 더현대서울을 돌아다녀 보니 이동에 불편함은 크게 없었다. 백화점이지만, 복합쇼핑몰처럼 넓은 동선과 순환형 구조 덕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좋은 환경이었다.
현대백화점도 여러 점포 중 더현대서울에 반려견용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이처럼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좋은 점포 환경을 고려했다고 한다.
무게가 나가 이동가방에 넣어 데리고 다니기 힘든 강아지나 유모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반려인들에게 더현대서울의 '개모차' 대여 서비스는 편리하게 느껴졌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백화점이 생겼다는 점에선 반가웠지만, 아쉬운 점도 보였다. 반려견 목줄에 유모차에 달려있는 안전끈을 연결했어도 항상 유모차 뚜껑을 닫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보다 체온이 높은 반려견 특성상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장시간 유모차 뚜껑을 닫고 다녔을 때 체온 조절이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또 시야 확보가 안 돼서인지 미랑이도 숨을 헐떡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더현대서울 식음료 시설은 반려견 출입이 불가능하다.[사진=노연경 기자] |
이와 관련해 이범석 수의사는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백화점 특성과 유모차에 메쉬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려견들이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며 "다만 시야 확보가 안될 경우 반려견에 따라 불안함을 느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시설은 전부 반려견 출입이 안 된다는 점도 아쉬웠다. 더현대서울과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IFC몰의 경우 반려견 동반이 되는 식당이 한 곳 있고, 카페는 매장 가장 안쪽은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외곽쪽에 있는 테이블의 경우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음료 시설의 반려견 동반 입장에 대해선 당장 검토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