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모멸감만 심어주는 침해 시스템 주장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개편을 위한 현장 교원 정책 TF 첫 회의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사에 대한 성희롱 등으로 논란이 된 교원평가를 개선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교원단체가 '모멸감만 심어주는 침해 시스템'이라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현장 교원들로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개편을 위한 현장 교원 정책 TF'를 구성하고, 3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교원역량 혁신 추진위원회, 전문가 간담회, 시도교육청 협의회, 정책 포럼 등을 거쳐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 9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 교사 모임 주최로 열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9.04 mironj19@newspim.com |
교원평가는 교사의 학습·생활지도에 대해 5점 점검표(체크리스트)와 자유 서술식 문항으로 실시된다. 학생 또는 학부모가 익명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성희롱, 폭언 등에 노출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정부가 평가 시스템에 부적절 표현을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평가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또 지난 9월 4일 서이초 교사 추모제 이후 교사들과 만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술형 평가 폐지를 포함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개편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반면 진보성향 교원단체는 평가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10일~26일까지의 '교원평가 폐지 촉구' 서명 운동에 교사 4만6837명이 서명했다.
당시 교사들은 교원평가 폐지를 촉구하며 '익명으로 폭력을 허용하는 제도' '교육은 서비스가 아니다' '반인권적 법' '교권 추락의 원인' 등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원평가 오히려 교육 전문성을 키우는데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전교조 측은 "교육은 다양한 요소가 연결돼 작용하는 복잡한 전인적 과정"이라며 "몇 가지 정량적 수치와 평가로 개인들을 조건화하면 그밖에 교육적 요소를 간과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평가는) 승진에 영향을 주는 근무평정과 연결되기도 하며 동료 상호 간 평가를 전제로 한다"며 "개인에 대한 평가는 그들이 가진 기존의 능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교사에게 모멸감만 심어주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다른 교원단체인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서술형 평가 폐지, 평가 재검토 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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