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열악한 중소기업 중심 발행
주식형 채권에 투자 펀드 설정액 증가
중위험·중수익 선호 현상도 한몫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기업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 은행 대출이 부담되고 회사채 조달도 어려워져서다. 증권사들은 메자닌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늘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메자닌 채권 발행규모는 1조332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분기의 3691억원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심지어 지난 1분기에는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은 탓에 -774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11.03 stpoemseok@newspim.com |
이는 금리인상으로 은행 대출 등 자금 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기업이 늘면서 주식형 채권 발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메자닌이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갖고 있는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전환사채(CB)와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채권을 발행 회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 등이 포함된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이러한 이유로 발행회사는 일반적인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은행 대출 등 제도권을 통한 대출이 어려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메자닌 채권 발행 빈도가 높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에, 전환사채와 교환사채 등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메자닌 채권 자체의 발행량이 급속도로 늘자 증권가에서는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제 기준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수는 총 17개인데, 이는 3년 전 기록한 7개에 비해 300%가량 늘어난 수치다.
개별 증권사로 보더라도 메자닌 투자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메자닌 전략 자금모집액은 약 3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86억원보다 4.5배 많다. 또 지난 6월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200억원을 출자해 메자닌 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메자닌 채권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도 높아졌다. 현재 증시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했는데, 국고채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중위험·중금리 구조인 메자닌 채권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메자닌 채권은 회사채인데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원금 회수 능력이 높다"며 "국고채에 비해 수익률도 높기 때문에 안전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노리는 고객이 주로 찾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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