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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중국] <9> 영화 장안삼만리, 하늘서 귀양 온 이백의 눈에 비친 인간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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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 제일 긴 애니메이션 영화
한 말 술에 시 백편을 쏟아낸 천재시인
호방한 성품 구속받지않는 자유인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좌절 번민도
조발백제성 창진주 정야사 주옥같은 시 남겨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23년 7월 이백의 시 인생을 소재로 한 '장안삼만리(长安三万里, 창안산완리)'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중국 극장가에 화제를 모았다. 러닝타임 근 3시간의 장안 삼만리는 이백의 시와 인생, 정신세계를 다룬 영화다. 당 때의 무장 고적이 젊은 시절 이백과의 교류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는 모두 48수의 당시(唐詩)가 등장하는데 그 중 21편이 이백의 시다.  

이백은 호방하고 패기가 넘치며 사교적인 인물이다. 자유분방하며 소탈하고 혈기방탕한 성품이다. 자유인으로서 마치 장자의 대붕처럼 구만리 창공을 날아 유토피아를 찾아갈 듯한 기세다.  

'장안삼만리'는 성당(盛唐) 시대 모든 이들의 드림이며 이백의 포부이기도 하다. 모두가 '삼만리' 장안 드림을 쫒아가지만 성공은 언제나 잡힐 듯 하면서 쉬 잡히지 않는다. 화려한 도시 장안은 늘 멀리있고, 삼만리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먼 이상 세계다.  

이백의 웅대한 이상은 현실에서 늘 좌절에 부딪힌다. 영화 장안삼만리에서는 이백이 겪은 꿈과 절망, 패기와 탄식이라는 극단의 심리적 동요를 행로난(行路难)이라는 시를 통해 암시한다. 이백은 갑갑한 현실에 비분강개하며 불만을 터뜨린다.     

창안삼만리를 보면 이백은 낭만파 시인이면서 지독한 '음주파 시인'이었던 것 같다. 현존하는 1000수 가까운 이백의 시 가운데 술과 연관이 있는 시가 170수나 된다고 한다. 이백은 시와 술을 빌어 친구를 사귀고 천하를 주유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영화 장안삼만리에서 이백이 '황하는 하늘에서 흘러내려오고'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창진주를 낭송하고 있다.  2023.11.06 chk@newspim.com

 

창안삼만리에 소개되는21편 시중에는 이백이 술에 취해서 쓴 시가 여러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행로난(行路难)과 촉도난(蜀道难) 창진주(将进酒) 조발백제성(早发白帝城)이 대표적인 음주시라고 말한다. 두보는 음중팔선가(饮中八仙歌) 라는 시에서 '이백이 술 한 말에 시 100편을 쏟아냈다(李白斗酒诗百篇)'고 증언하고 있다. 두보는 또 '이백이 황제가 불러도 응하지 않았다(天子呼来不上船)'고 적었다 

술에 취해 쓴 음주 작시 중에서도 특히 창진주는 아주 술에 대취해서 지은 시로 짐작된다. '황하지수천상래 분류도해불복회(黄河之水天上来 奔流到海不复回, 황하는 하늘에서 내려와 바다로 흘러간 뒤 다시 돌아오지 못하네). 이백 연구가들은 이 대목이 취중의 흥분 상태에서 인생 무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재미있게도 이백은 창진주에서는'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라고 했는데 또다른 시 '황학루송맹호란지광릉(黄鹤楼送孟浩然之广陵)'에서는 '장강은 아득히 저 먼 하늘 끝으로 흘러 오르네'라고 노래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벗이 작별을 알리고 황학루를 떠나는데. 춘삼월 버들가지 꽃 비단 수놓은 양주로 간다네. 돛단배는 창공 너머로 자취를 감추고, 한줄기 장강만이 먼 하늘로 흘러가는 구나(故人西辞黄鹤楼 烟花三月下扬州 孤帆远影碧空尽 唯见长江天际流).

'황하는 하늘서 내려오고 장강은 하늘로 흘러 오른다' 이백의 초월적이고 비범한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조금도 거침이 없다. 이백은 무엇에도 얽메이지 않고 마음껏 자유인로서의 분방함을 발산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산둥성 취푸(곡부)의 취에리빈사라는 호텔 매장에 이백의 시 창진주가 전시돼 있다. 이 시는 모두 176자로 돼 있으며 애주가인 이백이 크게 취해서 지은 시라고 전해진다.  2023.11.06 chk@newspim.com

이백은 27세 전후에 자신보다 12세 많은 친구 시인 맹호란을 우한시 황학루 인근에서 장강 동쪽 하류 방향의 장쑤성 양주(당시 광릉) 고을로 떠나 보내면서 이 송별 시를 지었다고 한다. 영화 장안삼만리에도 이백이 황학루에 올라 이 시를 낭송하는 장면이 들어있다.

영화 장안삼만리에는 이백 맹호란 왕유 왕지환 최호 등 같은 시대를 살아간 많은 쟁쟁한 시인과 그들의 시가 소개되고 있다. 사교적인 이백은 뛰어난 시인과 훌륭한 시가 있는 곳엔 천리를 마다않고 찾아가서 술 자리를 열고 낭송을 즐겼다.

'백일의산진 황하입해유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白日依山尽 黄河入海流 欲穷千里目 更上一层楼)' 이백은 어느날 황학루에 올라 '바이르이산진'으로 시작되는 왕지환의 '등관작러우'를 낭송하며 찬탄을 아끼지 않는다. 최호(崔顥)의 시를 접하고서는 신묘하다며 마치 큰 도를 깨우친듯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거울보고 백발을 슬퍼해봐야 아침에 청단 같은 머리가 저녁에 백발 되는 게 인생 아닌가(高堂明镜悲白发 朝如青丝暮成雪)'. 이백은 창진주에서 인생의 덧없음과 뜻을 펴지 못함을 한탄하면서 번민과 시름을 달래려고 통음을 했다. 그러면서 한번 마셨다면 300잔은 마셔야되지 않겠냐(会须一饮三百杯)고 배짱을 내보였다.

'오화마 천금구 후아장출환미주 여미동소만고수(五花马 千金裘 呼儿将出换美酒 与尔同销万古愁)'. 창진주를 지었을 때 이백이 정말 대취했음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영화 장안삼만리에서 이백은 '값진 물건을 모두 가져다가 술 바꿔 오게 하라. 밤을 세워 술을 마시며 만고의 시름을 씻어내리라"고 거침없이 호기를 발산한다. 단지 채 술을 들이키는 이백의 음주 장면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영화 장안삼만리에서는 또 중국 아이들이 젖떼기기 무섭게 배우는 고향을 그리는 노래 '징예스'도 소개된다. 상전명월광 의시지상상 거두망명월 저두사고향(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 举头望明月 低头思故乡, 머리 맡의 밝은 달 빛, 하얗게 서리가 내린 듯, 머리 들어보니 밝은 달, 고개를 떨구니 고향 생각에 가슴이 메이네 ). 이 시는 이백이 26세 때 객지에서 고향집을 생각하며 지은 것으로 14억 명의 국민시로 불린다. 이 무렵 장쑤성 양주에 머물던 이백은 뱃놀이를 하던 도중 취기가 오르자  '美人一笑千黄金(미인의 웃음은 천냥의 황금이다)'이라는 내용의 즉흥시를 지어 좌중의 흥을 돋웠다는 얘기도 영화에 소개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장강변의 유서깊은 고장 백제성으로 건너가는 장강 다리에 이백의 시 조발백제성이 조형물로 설치돼 있다. 뉴스핌 촬영.  2023.11.06 chk@newspim.com

59세 봄에 이백은 현종의 둘째 아들 영왕 이린 모반 사건에 연루돼 숙종(현종의 첫째 아들)에 의해 야랑 이란 곳으로 유배를 떠난다. 도중에 백제성에서 사면소식을 듣고 만고에 남을 시 한수를 남기는데 그 시가 바로'早发白帝城'이다. 영화 장안삼만리는 이 시를 맨 후반부에 다루고 있다.


朝辭白帝彩雲間, 千裏江陵一日還
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

'아침녘 채색노을 속에 백제성을 떠났는데
일 천리 강릉길을 하룻밤 새에 돌아왔구나
장강 양안에는 원숭이 소리 그치지 않는데
가벼운 돛단배는 어느새 첩첩산중 지났구나'

이백은 유배가 풀렸다는 소식을 듣고, 충칭 평제현 백제성에서 천리길 장강 동쪽 후베이성 강릉으로 돌아가 뛸 듯이 기쁜 마음으로 '조발백제성'을 지었다. 가벼운 배(輕舟)라는 시어는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자유인이 된 시인 이백의 경쾌한 심정을 드러낸다. 만년을 유배지에서 마칠 뻔 했는데 사면 소식을 들은 기쁨이 오죽했을까. 이백이 시에서 노래한 장강 양안의 야생 원숭이들은 지금도 옛날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펑제현의 장강과 백제성 여행객들 곁을 맴돈다.

사람들은 이백의 천재적인 시재와 초월적 정신세계에 탄복을 금치 못하면서 그에게 하늘에서 인간세상에 귀양 온 신선(謫仙人, 저쎈런)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영화 장안삼만리에도 이백이 술자리 때마다 "나는 하늘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소개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백은 귀양길에서 돌아온 3년 뒤 62세에 숨을 거둔다. 그는 죽음 앞에서도 시를 놓지 않았다. 임종 직전 세상을 하직하면서 임종가를 남겼다. 임종가가 발표된 이후에는 세상 그 누구도 다시는 이백을 봤다는 사람이 없다. 300여 년 후 시인 소동파는 이백을 떠올리면서 '인생은 거꾸로 가는 여행이다. 나도 그 여정의 나그네다(人生如逆旅 我亦是行人)'고 노래했다고 한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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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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