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SG 경영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 중소기업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기에 중소기업의 적합한 ESG 경영 맞춤형 지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등은 지난 2000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EU는 내년까지 250명 이상 기업과 상장 중소기업, EU 자회사 등 거의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ESG 공시 의무를 확대한다. 기업의 ESG에 대한 국제 기준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경영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ESG 정보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부터는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기업, 2030년부터는 코스피의 모든 상장사가 대상이 된다.
이나영 중기벤처부 기자 |
전 세계적 추세를 볼 때 이 의무는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즉각적 대응이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시간과 자원의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은 기업적 환경이나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실행 대응 능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중소기업에 맞는 ESG 경영 지침과 적절한 사회적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중소기업의 ESG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특성에 부합하는 ESG 경영 진단 및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ESG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해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ESG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상 기업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며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빠르게 습득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나 ESG 관련 비용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이 협업을 통해 직접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ESG 환경을 함께 구축하면서 상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는 협력사의 ESG 리스크를 진단하며, 주기적으로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협력사들의 탄소 중립 전략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은 ESG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시중 은행들과 잇따라 가동하며 중소기업들과 상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적 지원과 더불어 중소기업도 ESG 경영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주요사업과 연계된 ESG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SG가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경영에 적극 활용해야한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지난 3일 지속가능기업혁신 토론회에서 "앞으로 기업들에게는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가 아닌 어떻게 벌었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며 "ESG가 더 이상 기업 경영의 덫이 아니라 성장의 발판이라는 새로운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업의 실현 가치는 경제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사회적인 책임(CSR)은 부가적인 부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의 경제적인 성과 이외에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대가 돼가고 있다.
중소기업에 ESG 경영 실현은 결코 만만한 과제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ESG 경영은 모든 기업에게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에 사회와 기업 모두가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적극 추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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