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7일 오전 08시22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기업 이수페타시스가 신공장 조기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초다층통신기판(MLB)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수페타시스의 대구 공장(3개동)은 풀가동 상태에 있지만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생성형 AI,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수주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 발맞춰 이수페타시스는 예정보다 4공장 증설을 앞당기고,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MLB 대구 4공장 완공과 설비투자는 내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완료시기를 6월로 수정하면서 증설이 반년 가량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3분기부터는 MLB 양산이 가능해져 생산 가능 면적이 이전보다 46.7% 증가한 월 2만2000㎡로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로고=이수페타시스] |
MLB는 메인보드 기판으로 4층 이상의 PCB를 의미한다. MLB는 12층, 18층, 24층을 기준으로 중다층, 고다층, 초고다층으로 구분되며, 층수가 많이 집적될수록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이에 AI 가속기 제조사들은 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하는 MLB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022년부터 PCB 수주 규모가 생산 능력을 뛰어넘은 상태다. 대구 3개 공장에서 가동되는 PCB의 최대 생산능력은 월 1만5000㎡인데 반해 지난해 수주면적은 1만6300㎡으로 이미 생산 능력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누적 PCB 생산 면적은 1만6500㎡으로 작년 수준을 초과한 상황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신공장 증설을 통해 월 PCB 7000㎡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설비 자동화와 공정 효율화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2022년 4월 MLB 신규공장 증설 및 설비투자에 543억원을 투입했으며, 6개월 후인 10월에는 MLB 생산능력 확대를 목적으로 41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이수페타시스는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AI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MLB 수주도 덩달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MLB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AI 가속기(하드웨어)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AI가속기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해 여러개의 PCB를 겹쳐 만든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G사를 중심으로 AI 가속기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4분기에도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 2023년 5월부터 AI 가속기용 PCB 개발에 나서는 한편 다적층(Multi Lamination) 최적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페타시스에 따르면 2022년 AI 가속기 관련 수주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44%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수주금액은 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나 급증했다. 3분기말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수주잔고는 2207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가속기 수요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기술 선점 경쟁과 생성형 AI 증가로 우상향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에 대해 "2023년 AI 가속기 매출은 1개 고객사에 편중돼 의존도가 높았지만, 2024년에는 신규 고객사(3곳 이상)로 인해 제품과 고객 다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수페타시스는 국내(대구)와 해외 2곳(미국·중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대구 공장에서는 ▲네트워크/서버 장비 ▲AI가속기 ▲슈퍼컴퓨터 ▲우주항공 산업 등에 공급되는 초고다층 PCB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등 다수의 글로벌 IT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했다.
yo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