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 추가 출자에 '원포인트 인사'
새 대표에 한섬 출신 신민욱 대표
해외패션 전문가 영입 통해 브랜드 강화 움직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롯데쇼핑이 '만년 적자'인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롯데GFR)에 5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롯데그룹 임원인사 전에 롯데지에프알 대표이사만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백화점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고 있지만, 롯데쇼핑이 다시 한번 롯데지에프알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에프알에 50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신민욱 롯데지에프알 신임 대표.[사진=롯데쇼핑] |
출자 이유에 대해 롯데쇼핑은 "롯데지에프알의 재무구조 개선 및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설계를 통한 경영 정상화 도모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출자로 롯데쇼핑이 롯데지에프알에 출자한 금액 총액은 152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앞서 롯데지에프알은 지난 9월 한섬 출신의 신민욱 대표를 선임했다. 신 신임 대표 이전에 롯데지에프알을 이끌던 이재옥 대표는 롯데 유통군 상품구성(MD) 혁신 테스크포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민욱 신임 대표는 197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해외패션사업팀장, 한섬 해외패션사업부 상무, 프라다코리아 리테일 디렉터를 거쳤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대표 교체 사유에 대해 "현재 회사의 경영 현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에프알은 신세계나 현대 등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늦은 2018년 출범했다. 신세계의 패션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법인을 설립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에 1987년에 설립된 한섬을 인수했다.
짧은 업력 탓에 보유 브랜드도 경쟁사 대비 적은 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9개, 한섬은 3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롯데지에프알은 7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알짜 회사로 자리를 잡은 경쟁사에 비해 재무건전성도 약하다. 롯데지에프알은 작년 전년(879억원) 대비 30.8% 늘어난 1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3억원에서 194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영업손실이 계속되면서 자본결손금은 2021년 336억원에서 2022년 691억원으로 늘어나 완전자본잠심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추가 출자와 함께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 뒤늦게 해외 패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있다.
신민욱 대표는 한섬 해외패션사업부 시절 톰그레이하운드, 무이 등 한섬의 편집숍에서 해외 브랜드 상품을 소싱하는 업무를 주력해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패션 브랜드 관련 경험이 풍부한 신 대표를 선임해 최근 뜨고 있는 해외 패션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