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불법 구조물을 증축해 '이태원 참사'의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76) 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태원 참사 관련 재판 중 첫 선고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판사)은 29일 오전 건축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호텔 주변 도로에 허가 없이 구조물을 세워 점용한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씨가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29 choipix16@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이씨와 호텔 운영 법인 해밀톤관광에 대해 각각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라운지바 '브론즈' 대표 안모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 인근 주점 임차인인 '프로스트' 업주 박모 씨와 임차 법인 디스트릭트에는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 측은 그간 불법 증축물 설치로 인한 건축법 및 도로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으나, 철제 가벽에 대해선 건축법상 담장에 해당되지 않고 도로 침범 여부가 증명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철제 패널은 호텔에 대한 외부 출입을 차단하거나 내부 시설물 보호용으로 지어진 것으로 건축법상 담장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다만 담장은 건축선을 넘은 정도로 크지 않고, 검찰이 낸 증거만으로는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건축법위반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6일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호텔 운영 법인 해밀톤관광에는 벌금 3000만원, 임차 법인 디스트릭트에는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인근 주점 임차인인 '프로스트' 업주 박모 씨와 라운지바 '브론즈' 대표 안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11월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과 라운지바 주변에 무단 증축한 부분을 철거하고 자진시청을 받은 뒤 계속해 바닥면적 17.4㎡의 건축물을 증축하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건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태원로 도로 약 14.5㎡를 점용해 도로교통에 지장을 준 (도로법 위반)혐의도 받는다.
이씨 측은 최후 변론을 통해 "직접 증축한 게 아니라 임차인과 상생 차원에서 증축을 묵인한 것"이라며 "가벽은 에어컨 실외기 열기가 보행자에게 안 닿도록 하라는 행정조치에 따라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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