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편차는 큰 편...4200 vs 5500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증시가 최대 악재였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종료 및 완화 선회 기대감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대체적으로 내년 증시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모습이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에 걸쳐 금리를 올렸고, 지난 7월 추가 인상으로 금리는 0.25% 수준에서 5.5%까지 총 525bp(1bp=0.01%p)가 올랐다.
아직 1년 반에 걸친 금리 인상의 경제적 충격이 완전히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이미 긴축 종료 및 금리 인하로 옮겨간 상황.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을 앞두고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으나 뒤이어 통화정책이 제한적 영역에 깊이 진입했고 앞으로의 경기도 둔화될 것이란 부연 설명에 시장은 현재 내년 3월 정도 첫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그간 시장을 뒤덮던 긴축이라는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은 환호했고, 뉴욕 증시 S&P500지수는 지난 1일 종가(4594.63) 기준으로 연초 대비 19.7% 오른 상태다.
지난해 10월 12일 기록한 저점인 3577.03 대비로는 28.4%가 오른 셈이다. 역대 최고치인 2022년 1월 3일 기록한 4796.56과는 4.2% 정도 차이나는 수치다.
2023년을 한 달여 앞두고 IB들은 대체적으로 내년 S&P500지수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10% 정도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이 제시한 전망치의 격차는 상당했고, 그만큼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렸다.
[사진=야후파이낸스] 2023.12.05 kwonjiun@newspim.com |
◆ 내년 전망 4200 vs 5500
야후파이낸스가 3일까지 종합한 IB들의 S&P500지수 내년 전망치를 보면 JP모간이 4200으로 가장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으며, 캐피탈이코노믹스는 5500으로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금보다 증시가 8.5%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19.7% 뛸 것이란 극과 극 전망이 나온 것이다.
매체는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전망치를 맹신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대체로 틀릴 때가 적중할 때보다 많지만, 월가 애널들의 전망의 근거와 그들의 머릿속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내년 중 침체에 빠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다만 침체가 온다는 이들도 침체의 기간과 수준은 짧고 완만한 정도일 것으로 봤고,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 전문가들 역시 확장 수준은 완만할 것으로 판단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전략가들이 내년 부진한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 속에서도 S&P500의 주당순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봤다는 점이다.
이들은 올해 서비스에 집중됐던 소비자들의 지출이 내년에는 상품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봤는데, GDP의 경우 서비스 부문 익스포저가 크지만 S&P500 지수의 경우 상품 관련 기업들에 더 높은 익스포저를 갖기 때문에 EPS는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수의 기업들이 영업 효율성을 개선한 덕분에 영업 이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매출 성장세는 크지 않아도 순이익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나타났던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끝났으며, 앞으로 경기가 크게 악화되더라도 인플레 걱정이 줄어든 연준이 완화 등을 통한 지원 사격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증시에는 오히려 경제 악화가 호재가 될 것이란 판단이 주를 이뤘다.
다만 S&P500 편입 기업들 상당수가 수 년간 낮은 금리에 고정했던 대출들을 고금리로 리파이낸싱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비용 부담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인공지능 발전 등에 힘입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과 밸류에이션이 결국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 등 향후 전망에는 의견이 나뉘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