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첫 플라즈마 실험 개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우리나라의 인공태양인 KSTAR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한 장치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로운 환경에서 실험을 시작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신규 개발해 설치를 완료했고 이를 활용한 KSTAR의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디버터란 핵융합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의 강한 열속이 집중되는 진공용기 하단에 위치한 플라즈마 대면장치다. 디버터는 플라즈마 열속이 직접 진공용기에 닿지 않도록 방패 역할을 해 진공용기를 보호하는 동시에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불순물을 배출하는 통로가 돼 고성능의 플라즈마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의 인공태양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
장시간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운전 시간과 비례해 증가하는 열에너지를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내열 성능을 갖춘 디버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KSTAR에는 탄소 소재의 디버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가열 장치의 성능향상 및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 증가 등으로 탄소 디버터의 열속 한계치를 넘어서게 된다. 이에 기존의 탄소 디버터를 열속 한계치가 높은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로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2018년 개발에 들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텅스텐은 금속인데도 충격에 쉽게 깨지는 성질이 있어, 복잡한 형상의 KSTAR 장치에 맞는 디버터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텅스텐과 냉각수가 흐르는 구리소재의 냉각관의 접합이 난관으로 우려됐다. 다만 핵융합연은 국내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고온·고압을 이용해 두 가지 재료를 접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 디버터 개발을 추진했다.
2021년 첫 번째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으며 2022년 9월부터 약 1년간 기존 디버터의 해체와 새로 개발한 텅스텐 디버터의 설치를 진행했다. 새롭게 설치된 디버터는 텅스텐 소재의 모노 블록으로 만들어진 총 64개의 카세트가 모여 KSTAR 내부의 진공용기 하단부를 360도 두르는 형태다.
텅스텐은 높은 녹는 점과 저항성, 낮은 방사화 등의 특성을 지닌 소재로 기존 탄소 디버터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불순물 생성 및 냉각의 어려움 등을 보완할 수 있다.
열속 한계치도 10MW/㎡로 탄소 디버터와 비교해 성능이 약 2배 이상 향상됐다.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KSTAR의 첫 플라즈마 실험은 오는 21일에 시작해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주요 목표는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정상적인 장치 운전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KSTAR가 달성한 1억도 이상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역량을 재현하는 것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가장 유사한 장치로 손꼽히는 KSTAR 장치가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와 동일한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 환경을 갖추게 된 만큼, 향후 ITER의 플라즈마 실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KSTAR의 이번 플라즈마 실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KSTAR의 선도적 연구를 통해 ITER 및 향후 핵융합 실증로 운전을 위한 기술 확보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KSTAR는 이온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30초 운전에 성공해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오는 2026년까지 300초 운전 달성에 도전한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