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높은 LGD..."계열사 유증 불가피한 결정"
중소형 올레드 투자, 전자 전장과 중장기 시너지 기대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LG전자는 지난 3월 LG디스플레이에 1조원을 빌려준 데 이어 유증까지 참여하며 적자 계열사에 대한 자금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 LG디스플레이 유증 참여로 LG전자가 가져가는 자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LG디스플레이가 언제 추세적 흑자로 돌아설 지 알 수 없는 상황에 LG전자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투자 절실한 LGD..."계열사 유증 불가피한 결정"
19일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란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주주에게 현금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현재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지분 37.9%를 보유한 대주주다.
전날 LG디스플레이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1조360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소형 올레드(OLED)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다.
LG전자는 신규 발행주 가운데 배정 물량의 120%에 해당하는 5173만7236주에 대해 청약할 계획이다. 예정발행 가액이 9550원인 만큼 LG전자는 4941억원 규모로 LG전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 3월에도 올레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분기부터 적자를 내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쥐고 있던 액정표시장치(LCD)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며 LCD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사업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자 기조를 반전시키긴 역부족인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4분기엔 LG디스플레이가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것이 추세적 흑자 흐름으로 이어지진 못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채비율은 300%가 넘어가면 위험신호로 읽혀지는데 3분기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322.2%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선 이유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특성상 선제적 투자로 미래에 대비해 두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 6세대 올레드 라인 증설이 마무라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아이패드용 올레드 패널 공급도 계획 중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력인 대형올레드 시장 개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 중심으로 시장에서 치고 나가야 어려운 현 상황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올레드 수요가 있어 여기서 성장하려면 투자가 필요하다"며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차입금이 많아 채권을 발행해도 살 사람이 없어 계열사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했다.
◆LG전자 자금부담은 없을 듯...중장기적으론 시너지 기대
다행인 점은 LG디스플레이 대주주인 LG전자의 올해 실적 흐름이 나쁘지 않고,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 부채비율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말 기준 LG전자의 부채비율은 155.5%,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조1122억원이다. 적자 계열사에 자금을 수혈해도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VS사업본부가 흑자로 돌아서며 LG전자의 미래 신사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LG전자 주가는 계열사 자금수혈로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LG전자 주가는 8만6400원에서 현재 9만7800원으로 13% 올랐다.
반면 LG전자의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원사격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 경쟁력을 강화시켜 LG전자가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참여에 대해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나 모니터 등을 공급받고 있고, 지분도 있다"면서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법 이익을 내고 제품을 잘 공급받을 수 있다면 LG전자에게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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