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내홍에 빠지며 결국 김기현 당대표와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2선으로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여권에 궁극적으로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11.01 photo@newspim.com |
마켓에서 통용되는 법칙 중에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이라는 것이 있다. 14세기 영국의 작은 마을 오컴에서 태어난 논리학자 윌리엄(William)의 주장에서 파생한 법칙으로 어떤 사실 또는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오컴의 면도날은 경제성의 원리, 절약성의 원리로도 불린다. 윌리엄은 저서에서 "필요 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 것"이라고 했다.
정가는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 '회고적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 어느 당이 더 잘 할 것이냐 보다는 윤 대통령의 취임 후 국정운영 평가가 총선 승패를 가를 포인트가 된다는 의미다.
여의도에서는 흔히 선거 결과의 향배를 결정하는 3대 요소로 구도, 인물, 바람을 꼽는다. 그러나 기자가 최근 만난 한 여권 '전략통' 전직 중진 의원은 "그것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들을 결정하고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것, 즉 민생"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물론 특정 후보가 개인기를 발휘해 예상을 뒤엎고 험지에서 승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판세를 결정하지는 못한다"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쟁에 관심이 없고 오히려 정치 이슈가 화두에 오르는 것을 피곤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는 내 집값이 올랐는지, 난방비가 많이 나왔는지, 애들 학원비는 감당 가능한지 등 먹고사는 문제가 유일하게 고려하는 문제"라며 "내가 먹고 살만하면 현 정권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고 그것이 정권 지지율에 반영되고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면 여당은 선거에서 쉽게 이긴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장관이 맞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맞다, 원로급 베테랑 정치인이 맞다'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의 운명을 결정할 총선에서 여권이 세워야 할 단순한 전략은 민생 강화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 여당이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국민의 욕망을 이뤄줄 구체적이고 체감이 되는 정책들을 계속 발굴하고 실현시켜 나간다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장이 누가 되더라도 국민들은 여권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물론 이재명 당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나 송영길 전 대표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개딸' 논란 등을 넘어 좌고우면하지 않고 피부에 와 닿는 민생 정책을 발표하고 입법화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줄 것이다.
용산과 여의도 모두 총선을 이끌 지도부와 지역구 후보 선출, 전략을 두고 시끌시끌하지만 오컴의 면도날로 잘라내면 내년 총선 승리 전략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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