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예방접종 내년도 예산 207억 삭감
접종 시행비 현실화 불발…의료계 실망
신종 감염병 대응 증액 예산 20억 삭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내년도 질병관리청이 집행하는 국가예방접종실시 예산이 본회의 예산보다 850억 7100만원이 삭감됐다.
2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질병청은 '국가예방접종실시'예산으로 총 8860억 9300만원을 올렸으나 총 850만 7100만원이 삭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 국회 복지위,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등 5개 항목 720억 4400만원 증액
정부안의 국가예방접종실시 예산은 8140억 4900만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안에서 720억 4400만원을 증액해 본회의에 올렸다. 코로나19 예방접종과 국가예방접종 시행비를 각 8%씩 인상하기 위해 46억 1800만원과 207억 32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국가예방접종실시 사업은 정부가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가가 예방접종 비용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을 포함한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백신은 총 18가지로 홍역, 인플루엔자(IIV), 로타바이러스(RV) 등이 있다.
질병청의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관리지침'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한 경우, 예방접종 1회당 1만 9610원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3.09.20 mironj19@newspim.com |
복지부는 지난 9월 '소아 의료체계 개선 후속 대책'으로 소아 대상 국가 예방 접종 시행비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아 백신 접종하는 의료진은 성인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가 정한 단가와 관행가 간 차이가 커 시행비 현실화를 요구한 의료계의 의견도 반영했다.
복지위는 아울러 만성질환자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 대상 확대 예산 158억 7200만원,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보상 예산 287억 4200만원을 증액했다. 신종 감염병 유행 대비 예산도 20억 8000만원 추가 편성했다. 국가예방접종 실시 사업으로 총 5개 항목인 720억 4400만원이 증액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5개 항목에 대한 수정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당초 정부안인 8140억원 4900만원에서 130억 2700만원을 삭감했다. 총 850만 7100만원이다.
◆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1만 9610원 동결…코로나19 백신 20만명분 감축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인상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복지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 후속 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인상 방안이 수포가 됐다. 질병청은 내년 국가예방접종 시행비를 기존 1만 9610원에서 2만 118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계획했다.
복지위 관계자는 "예산 삭감으로 내년 국가 예방접종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예방접종 1회당 1만 9610원을 받게 됐다"며 "내년에 다시 한번 추진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기본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시작된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치료병원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10.12 pangbin@newspim.com |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보상 예산 287억 4200만원이 삭감된 부분에 대해선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보상 신고가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안에서 삭감된 130억 2700만원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수량이 조정됨에 따라 이뤄졌다. 질병청은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750만명분을 반영해 예산을 올렸다. 기재부는 코로나19가 완화됨에 따라 접종률이 낮아진 점을 반영했다. 백신 도입 수량을 750만명분에서 730만명분으로 줄여 예산에 반영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번 절기에 코로나19백신은 500만명 정도 소요됐다"며 "100만명분에 대해 추가 소요되더라도 600만명분 정도로 예상돼 내년 730만명을 도입해도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