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구 의원이 어딜 가나" 계양을 출마 시사
정청래 "마포가 만만한가...공천도 낙하산인가"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의 '자객공천' 행보에 더불어민주당은 "독재 시스템 공천"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빅매치'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의 공천 수준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출마를 시사했다. 전날(17일)엔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 서울 마포을에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띄우면서 연달아 공천 압박을 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23 leehs@newspim.com |
여당의 원희룡 카드에 이 대표가 지역구를 옮기거나 불출마를 택하지 않겠느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이를 불식시켰다. 이 대표는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를 그대로 나가야지, 어딜 가나"라며 계양을 출마 뜻을 내비쳤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구민으로서 분노하고 불쾌하다"며 "한동훈, 본인은 못나오고 남을 버리는 카드 희생양을 삼다니 비겁하다"고 적었다.
앞서 정치권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정 최고위원 지역구인 마포을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또 하태경 의원도 여권에서 마포을 출마설이 돌기도 했다. 하 의원은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앞선 두 사람이 아니라 김 비대위원이 출마한다고 하자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마포가 그리 만만한가"라며 "마포 쓰레기 소각장도, 공천도 낙하산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마이TV에 출연해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을 언급하며 "(그분이) 완전히 날벼락 맞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김성동 당협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정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독재 시스템 공천"이라며 거듭 지적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을 이 대표가 도망 못 가게 발목잡는 용으로 수를 썼다고는 볼 수 있겠지만, 빅매치라고 하면 이 대표가 기분 나빠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시스템 공천이 윤심 공천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세웠던 바지 대표마저 내쫓고, 측근을 비대위원장에 앉히더니 공천을 떡 주무르듯이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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