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
미국 등 신흥 산유국 석유 공급 증가하며 수급 안정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해 추석 무렵 1800원을 넘던 주유소 기름값이 석달 넘게 150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선박 나포 사건 등 불안한 중동 정세가 이어지며 언제든 기름값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6.0원 하락한 1564.2원/ℓ,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8.0원 하락한 1474.7원/ℓ을 기록했다. 추석 직후인 지난해 10월 둘째 주 이후 15주째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중동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국내 기름값이 150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배경엔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우선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 DB] |
공급 측면에서 중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위협에도 미국의 셰일오일 등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공급이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이아나 등 신흥 산유국의 석유 생산량도 추가 공급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중국의 부동산 등 경기침체로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도 국제유가를 하향 안정화 시킨 배경이다.
국내적으론 지난 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기름값 안정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두 달 연장 돼 오는 2월 말까지 시행된다. 정부는 연장 배경으로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과 민생 물가 안정 등을 언급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는 리터(ℓ)당 205원, 경유는 212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73원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설을 전후로 국내 기름값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물가 안정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할지 여부가 변수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이미 2~3주전에 올라 국내 기름값도 이번주부터는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며 "설 이후 단기일내 1700원~1800원대로 오르지는 않겠지만 소폭 상승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