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대표이사 부회장직 선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최근 홈플러스 경영진 인사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홈플러스 대표로 선임되자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번 인사랑 매각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홈플러스는 이사회 멤버이자 기타비상무이사였던 김 부회장을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직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측 인사가 홈플러스 대표이사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후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홈플러스 매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
김 부회장은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당시 7조2000억원의 몸값을 자랑했던 홈플러스 인수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딜'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MBK는 홈플러스를 매각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을 인수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기간은 5년 안팎이다. 이에 이번 인사를 통해 김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투자금을 회수 후 엑시트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마트업계 2위로 대형 매물이라 매각 금액을 충당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고속 성장하며 홈플러스가 실적 내리막을 걷고 있기에 지금 매각할 경우 제값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1년(6조4807억원, -1335억원) 지난 2022년(6조6006억원, -2602억원)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최근 장기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얼어붙은 투자 심리 등도 매각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최근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신규 배송시스템 도입 등으로 실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메가푸드마켓' 등 식품 전문관을 투입하는 등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완화 등도 홈플러스로서는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당장 매각보다는 온라인 시장 유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산업이 어려웠음에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와 매각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유통 산업 환경이 악화되는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각종 부문에서 전략적 조언을 얻고 성장세를 이어 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차원의 인사"라고 덧붙였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