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올해 메모리 수요 10% 중반~20% 늘 것"
AI 급성장으로 HBM 등 고부가 제품 중심 성장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이라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돼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시장은 AI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D램과 낸드 모두 10%대 중반에서 20% 정도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은 이날 진행된 2023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수요 개선 수준 속도는 매크로 환경 등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올해 D램 낸드 모두 10% 중후반의 수요 증가율을 예상한다"며 "반면 생산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보여 수요 성장률이 생산 증가율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CES 2024에서 운영하는 HBM3E 기반 생성형 AI 기술 적용된 'AI 포춘텔러(AI Fortune Teller)' [사진=SK하이닉스] |
특히 서버 기업들의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메모리 시장의 가장 큰 호재다. 서버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핵심 시장이다. 특히 D램의 경우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로 해당 분야에서 신규 투자가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역시 급감했고, 반도체 업계의 보릿고개를 불러 왔다. 또 수년 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서버 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까지 겹치면서 골이 더 깊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올해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관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고, 일반 서버 시장도 하반기 즈음에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고 조정이 끝난 업체들이 다시 부품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장의 한가지 우려는 공급업체들이 감산 규모를 조절할 경우, 호황이 짧게 끝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구형 제품들 위주로 감산이 진행됐고, 공급량을 늘리더라도 구형보다는 고부가인 차세대 제품 위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성형 AI 시장의 급성장으로 메모리 시장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산업으로 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과 같은 고부가 제품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도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고성능 AI용 메모리인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샤인볼트'와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높인 'HBM-PIM'(HBM-프로세싱인메모리), 'CXL-PNM'(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프로세싱니어메모리) 등 차세대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담당은 "올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HBM3E는 양산 준비가 순조롭고, 상반기 중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