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정부가 최근 영화계 지원사업`에 한해 홀드백 법제화 의무를 부과하면서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엇갈린다. 극장, 배급 등 영화업계에서는 꾸준히 필요 주장을 제기한 반면, OTT업계에선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조성하는 모태펀드 영화계정 관련 출자사업 공고에 '영화 분야 투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한 홀드백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담겼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극장 상영 영화들이 빠르면 1달, 또는 3개월 만에 OTT로 직행하며 관객과 오래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양진영 문화부 차장 |
문체부에서는 이달 중으로 한국 영화 홀드백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개봉지원펀드에 시범적으로 홀드백 의무를 적용한 바 있다. 당시 OTT 공개 유예(홀드백) 기간을 극장 개봉 이후 4개월로 정하고 제작비 30억원 미만 영화는 예외로 했다. 이번 모태펀드에선 30억원 미만과 초과 작품을 나누어 지원하게 되며, 구체적인 유예 기간은 논의 중이다.
이같은 논의는 문체부가 지난해 9월부터 영화계와 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정책협의회와 함께 계속되는 영화산업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루어졌다. 업계에선 극장과 영화산업 보호에 필요한 규정이라며 엄격한 홀드백 규정으로 자국 영화를 보호하는 프랑스 영화산업의 사례를 들기도 한다.
실제로 극장 개봉 영화가 OTT플랫폼에서 동시 상영되거나 개봉 1달도 안돼 IPTV에 풀리는 경우 해당 영화의 성적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극장을 찾는 관객수에 영향을 준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됐다. 극장에서 흥행을 담보할 수 없는 경우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OTT로 직행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다만 OTT업계에서는 홀드백 규정이 결과적으로 과도한 규제로 남지 않을지 우려를 거두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자유로운 관람 방식 선택의 자유를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단통법'을 비롯해 좋은 취지로 시작한 규제들이 결과적으로 부작용을 낳은 사례도 있는 만큼, 홀드백을 법제화 해 시행할 경우 영화 유통 시장 전반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시각이다.
중소규모의 영화는 홀드백 법제화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했다. 문체부에서는 지난 개봉 지원펀드 홀드백 시범 적용 당시 30억원 미만의 작품을 제외했다. 소규모 제작 사업자들에게는 OTT 등 극장 외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출해 제작비를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다.
결국 창작자 보호를 위한 규제조차도 반드시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OTT로 빠르게 진출해 영화 소비자들과 만나고자 하는 작품은 구분돼야 하고, '홀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주체들의 참여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홀드백 법제화 시 단순한 기준의 일률적 적용이 아닌 단계적, 작품별 맞춤 적용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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