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적용해 대출한도 축소, 실제 금리는 동일
현재 은행권 주담대만 적용, 하반기에는 신용대출도
한도규제 갈수록 강화, 대출 먼저 받을수록 유리
실제 가계대출 감소 효과는 미지수, 추이 지켜봐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역대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이번 주부터 '스트레스 DSR' 본격 도입했다. 대출 이용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금리상승을 미리 반영해 대출총액을 줄이는 것이 주요 골자지만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차주들의 혼란이 적지 않다. 은행 영업점에 가장 많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주요 궁금증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Q. DSR이란?
A.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간소득을 나눈 지표다. 현재 적용중인 DSR은 은행권 40%(비은행권 50%)다.
이는 본인의 연소득 대비 매년 납부하는 원금과 이자의 총액이 40% 이하인 금액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연소득이 5000만원일 경우 연 원리금 상환액은 2000만원이 최대치다.
원리금 상한액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출금리다. 대출금리에 따라 원리금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대출금리가 5%면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6%일 경우 3억원까지만 가능하다.
Q. 스트레스 DSR이란?
A. 현재 DSR은 대출을 받는 시점만 반영한다. 즉 대출을 받은 이후 금리가 올라 원리금 규모가 커지더라도(소득 대비 40%를 넘더라도) 이를 관리할 방법이 없다.
이에 최초 대출을 받을 때 대출금리에 향후 금리가 높아질 수 있는 예측치를 미리 반영해 대출규모를 줄이겠다는 게 스트레스 DSR의 취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총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 은행권 주담대에 적용했으며 6월에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하고 올해말에는 모든 금융권, 모든 대출에 일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Q. 스트레스 DSR 도입 후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는 얼마나 줄어드는가?
A. 당국이 마련한 기준은 매우 복잡하다. '과거 5년내 최고 대출금리와 현시점 금리간 차이를 기준으로 하되 가산금리의 하한(1.5%)과 상한(3.0%)를 설정'이 골자인데 일반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차주들은 복잡한 산식은 무시하고 이미 계산된 스트레스 금리만 알고 있어도 큰 무리는 없다. 우선 오는 6월 30일까지 은행권 주담대를 받을 경우 부여하는 스트레스 금리는 0.38%포인트(p)다.
즉 연소득 5000만원 차주의 만기 40년 주담대 금리가 5%라면 여기에 0.38%p를 더해 최종 금리는 5.38%가 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대출총액은 3억5000만원에서 3억3000만으로 2000만원 가량이 줄어든다. 다만 실제 대출한도는 변동형, 고정형에 따라 미세하게 다를 수 있다.
6월 30일 이후에는 가산금리가 0.38%에서 0.76%로 두배 증가하고 2025년에는 1.5%까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대출을 미리 받는게 유리하다.
Q.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대출금리도 오르나?
A. 가장 많은 문의가 들어오는 궁금증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한도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기 때문에 실제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액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차주의 대출금리가 5%로 나왔다면 실제 이자는 5%만 납부하고 0.38%p 적용된 5.38%는 대출총액을 산정할때만 적용한다는 의미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담대 대출 조회를 할 경우 대출한도는 이미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 축소된 금액이 나타나고 금리는 본인이 실제로 내야할 금리가 표기된다.
따라서 대출 수요자라면 직접 계산을 해보는 것보다는 은행별 대출조회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출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아직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 제도가 실제 가계부채 감소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당국은 대출한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 효과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제도 도입 전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가산금리가 하반기부터 2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오히려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B·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은행의 경우 새해들어 두달만에 주담대가 5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스트레스 DSR 도입 전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제도 자체에 대한 문의는 많지만 이미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혼란이 있지는 않다. 실제로 대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최소 한달 이상은 대출 추이를 지켜봐야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