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6GB 12단 고성능·고용량 HBM3E 개발
마이크론 '전력소비 30% 적은' HBM3E 양산 본격화
SK하이닉스 '계획대로' 상반기 출하…엔비디아 공급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성능과 최대 용량을 구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글로벌 D램 시장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이미 양산에 성공한 데다 HBM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양산을 예고한 상황.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3파전 양상이 전개되면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 삼성전자, HBM3E 12H 개발…업계 최대 용량 36GB 구현
27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36GB HBM3E 12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24Gb D램 칩을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한 것으로,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 HBM3E 12H.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Advanced TC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기술로 12H 제품을 8H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구현해 HBM 패키지 규격을 만족시켰다. 회사 측은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HBM 적층수가 증가하고 칩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HBM3E 12H의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 마이크론, HBM3E 양산 시작…SK하이닉스, 6세대 HBM 개발 中
같은날 미국 마이크론 HBM3E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한발 빠르게 양산에 나선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HBM3E 솔루션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번 24GB 용량의 8H(8단) HBM3E는 올해 2분기 출하를 시작하는 엔비디아 'H200'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번 발표에서 고객사를 직접 언급하며 HBM3E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론의 HBM3E는 8단으로 D램을 쌓아 24GB 용량을 구현한 것으로, D램 칩은 10나노급(1b), TSV(실리콘 관통 전극) 등의 기술로 적층했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직접 언급하며 경쟁사보다 자사 제품이 전력소비가 30% 적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
HBM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는 자사 HBM3E 제품을 계획대로 상반기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전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올해 상반기 HBM3E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 HBM3E 개발 후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내 성능 검증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4분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H200' 출시에 맞춰 HBM3E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전망이다. 또 올해 6세대인 HBM4를 개발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이자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실적 우상향하는 만큼 HBM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 능력 확대, 주요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강화가 HBM 주도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