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사망자 3만 명 넘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고 있던 가자지구 주민 110여 명을 사살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가자시티 인근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112명이 사망하고 280명 넘는 주민들이 다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의료진들은 부상자의 규모와 부상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부상자 일부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부분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알시파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민간인 피해는 최근 몇 주간 최대 규모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것은 나불시 로터리에서 구호 트럭을 기다리던 사람들에 대한 이스라엘 점령군이 수행한 추악한 대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들은 먼저 트럭들이 수백 명의 군중에 둘러싸였고 혼란 속에서 수십 명이 차에 치이거나 깔려 다치거나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트럭이 떠나자 군중들이 이스라엘군의 탱크 등으로 접근해 군이 발포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이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이 구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밝힌 가운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상자를 이송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01 mj72284@newspim.com |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군인들은 공중에 향해 경고 사격했고 위협을 가하려던 사람들을 향해 발포했다"며 "이것이 현재 우리가 파악한 내용이며 계속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거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휴전 협정을 복잡하게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카타르 지도자들과 이번 사건을 논의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애도하며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곳에서는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그저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유엔이 일주일 이상 구호품을 전달할 수 없던 북부의 주민들을 포함해 가자지구의 절망에 빠진 민간인들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한 후 시작된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이날까지 3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 중 2만5000명이 어린이나 여성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총 7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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