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 내지 못하는 사람 있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법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과거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많은 여성작가들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명으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27 pangbin@newspim.com |
그는 "첨예한 사회적 갈등의 해소 수단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간 대법원은 최고법원으로서의 상징적 의미에 걸맞은 실천적 성과를 이룩해 왔고, 대법원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부족한 제가 과연 막중한 대법관 임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가 쓴 판결들을 검색해 봤다"며 "8000건가량 됐는데, 그 사건들에 담겨 있을 수많은 분들의 희로애락과 그분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을 법관이라는 직업이 갖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미국 연방대법관은 '당신이 마음속에 지닌 가치를 위해 싸워라.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를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며 "많은 사법부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신 대법관은 "먼 훗날에는 지금은 작은 사람에 불과한 저의 어깨 위에 다른 동료들이 올라서서 좀 더 큰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분들과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격려를 보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 출생인 신 대법관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해박한 법률지식과 소통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재판으로 많은 신망을 받고 있으며, 1996년 임관 이후 약 27년 동안 서울‧대전‧제주‧창원‧수원 등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한 정통 여성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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