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된다면 합리적·공정한 판단 위해 혼신의 힘"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가 27일 "대법관에게는 수시로 바뀌는 여론이나 정치적 지형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서지만, 대법관이 된다면 법관 생활 동안 한시도 잊은 바 없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수자와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 |
신 후보자는 "법관이 특정한 집단이나 이념에 대한 편향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전제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재판이란 작은 목소리와 숨은 이해관계까지 면밀히 살피는 균형감각과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법정에서 당사자들에게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설명·보장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재판을 진행하며 이해관계를 꼼꼼히 살펴 공정하면서도 가능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신 후보자는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과 법원 내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법관 생활을 해나가며 겪은 어려움을 후배들에게, 자녀 세대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며 "법관이기 전에 여성이나 소수자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와 후배 법관들과 소통해 작은 해결책이라도 하나씩 찾아보자는 생각에 젠더 관련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 후보자는 "이른바 '젠더 전문법관'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며 "판단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고 소수자와 약자와 소통하는 법관이 되려고 노력하는 과정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 후보자는 "부족한 제가 대법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대법관 후보자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명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신 후보자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6년 임관 이후 약 27년 동안 서울‧대전‧제주‧창원‧수원 등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했다.
신 후보자는 해박한 법률지식과 소통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재판으로 많은 신망을 받는 정통 여성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