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인재 '경찰국 신설 반발' 이지은 전 총경
前 더불어시민당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현역 노웅래, 공천 배제…단식 농성 반발하다 중단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최대 격전지로 전망되는 '한강벨트'의 중심인 마포갑에서도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1월 인재로 영입된 이지은 전 총경을 단수공천했고, 국민의힘에선 지난해 9월 합류한 조정훈 의원(비례)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서울 마포갑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노 의원은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마포갑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그는 이같은 당의 결정에 반발하며 약 9일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지만, 지난 2일 단식을 중단하고 "한계를 느꼈다. 공천이 마무리되는 지금 저의 노력은 여기서 멈춘다"고 밝혔다.
마포갑은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까지 18대 선거를 제외하고 노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낸 곳이다.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선 강승규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48.05%를 득표하면서 노웅래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와 2.67%p 차이로 승리했다.
이후 19·20·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노 의원이 상대 후보와 10%p 넘게 격차를 벌리며 연승을 기록했다. 특히 직전인 21대 선거에서 노 의원은 56.0%를 득표하며 강승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42.95%)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2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연이은 강세를 보이며, 마포의 정치적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54.23%를 득표하며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41.95%)와 12.28%p 차이를 벌렸다. 직후 치러진 마포구청장 선거에서도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가 48.73%를 득표하며 현역 구청장이던 유동균 민주당 후보(46.77%)를 꺾고 승기를 거뒀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6일 마포갑에 전략공천한 이 전 총경(45)은 민주당 영입인재 11호로 발표됐다. 이 전 총경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며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하다 경정급 보직으로 좌천된 바 있다.
부산 출신인 이 전 총경은 경찰대 17기를 졸업한 뒤 경찰에 입직,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장으로 근무하다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이 됐다. 일선서 지구대장이 경정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사례로는 최초다.
지난 2012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시절엔 선글라스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폭언 및 수사 축소 의혹이 제기된 검사의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미니스커트 여경'이란 수식어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조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 영입인재로 입당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나와 '시대전환'을 창당했다. 이후 민주당의 비례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그 뒤로 민주당과의 합당에 불복하며 시대전환으로의 복당을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27일 시대전환이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되면서 국민의힘 소속이 됐다.
이 전 총경과 조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연달아 출연해 마포갑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먼저 이 전 총경은 조 의원을 향해 "우와 좌를 넘나드는 유연성을 가진 분"이라면서도 "마포의 역사를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의원이 '마포의 잃어버린 40년을 되찾자'는 슬로건을 내건 데 관해 "그 이야기를 듣고 마포를 정말 모르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40년 전 1980년도 마포는 배수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비가 오면 다 침수되는 곳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조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이 전 총경을 마포에서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냐'는 진행자 질문에 "마포에 안 계신다. 마포를 몇 바퀴씩 도는데 안 보인다"고 즉각 응수했다. 그는 이 전 총경에 대해 "좋은 경찰, 치안 전문가라고 들었다"면서도 "마포갑에 가장 필요한 분이 치안전문가인지 유권자 분들이 갸우뚱하고 계신다"고 했다.
또 이 전 총경이 자신의 슬로건을 두고 '지역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발언한 데 관해선 "정치의 역할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조 의원은 "(마포에) 정치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 상황들이 곳곳에 보인다"며 "마포의 개발을 완성하고 싶다"고 부각했다.
한편 이 전 총경은 지난 6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 의원으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 토요일(2일)에 노 의원이 입원하신 병원에 찾아갔는데, 누군가 제가 병원에 왔다는 소식을 전한 것 같다"며 "처음으로 제게 답장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노 의원이 "이지은 후보 반갑다. 나는 회복을 해야 하니 (병원에서) 나가서 보자. 민주당 후보니 뛰시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이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퇴근 인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