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권법센터 사무국장 위증 재판 증인 출석
세미나 동영상도 재생…"누가봐도 제가 맞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한 위증 혐의 재판에서 지난 2009년 한영외고 재학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한 건 확실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씨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김택형 판사 심리로 열린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김모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1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입시 비리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1.26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개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에 참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씨는 "(검찰 조사 등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부분"이라며 "세미나는 제가 참석한 게 맞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 진행 중인 사건이 있는데 이런 진술들은 증인에게 위증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구형받고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조씨는 "제가 참석을 했는데 법을 피하기 위해 참석을 안 했다고 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또 "평소 생활상 세미나 중간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참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당시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자리에 앉아서 강의를 들었고 세미나가 끝난 뒤 아버지와 함께 저녁식사(뒤풀이) 자리에 간 것만 확실히 기억난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김씨 측 변호인이 당시 세미나 동영상을 재생하며 '영상 속 사람이 증인이라 확신하느냐'고 하자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왼손잡이에 펜을 잡는 모습이 특이한데 똑같이 펜을 잡고 글씨를 쓰고 있다. 누가 봐도 제가 맞는데 (검찰이) 아니라고 하시니 황당하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당시 세미나에서 안내를 도운 김씨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김 판사는 이날 조씨가 출석해 성실히 증언했다며 과태료는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월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아 전임 재판부가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앞서 김씨는 2020년 5월경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에게 세미나 준비를 지시했고 조씨가 행사를 도운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교수의 1심 재판부는 세미나 동영상 속 인물이 조씨가 아니라고 판단,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활동증명서가 허위라고 봤다. 항소심은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를 판단하지 않더라도 정 전 교수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는 데 영향이 없다고 했고 정 전 교수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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