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국내 택배 경쟁입찰…CJ대한통운 주계약 예상
비율 변화 가능성 有…롯데글로벌 vs 한진 경쟁 전망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국 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물류 계약 입찰에 나서면서 국내 택배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계약 업체로서 알리의 국내 물량을 가장 많이 소화하고 있는 CJ대한통운과의 파트너십은 유지가 점쳐진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CJ대한통운이 담당했던 물량 일부가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택배사들은 최근 알리로부터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받았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는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CJ대한통운은 알리와 5월까지 통관계약, 6월까지 택배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도입한 전기 택배차.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알리와 주계약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량이 많은 기업의 경우 그에 맞는 물류센터와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계약 변경 시 물류설비,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준비 기간만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여기에 실제 배송 시작 이후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알리 입장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할 것이란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측도 CJ대한통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주계약 유지에 힘을 싣는 배경 중 하나다.
현재 CJ대한통운은 현재 알리 국내 물량 8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담당한 알리 물량은 약 3000만 박스로 추정된다. 전체 물동량의 1.9%를 차지하는 것이다. 나머지 20%는 한진이나 우체국택배 등이 처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율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알리의 이번 입찰은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택배 단가 인하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돼서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가 경쟁 입찰에 나선 것은 비용절감 이유가 클 것"이라며 "주계약 업체를 바꾸면 혼란이 있겠지만, 비율만 약간 조정할 경우 서비스 타격을 최소화하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 직구 규모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국내 택배사들은 알리 입찰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서 CJ대한통운 외에 알리의 택배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곳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예상대로 비율 조정이 실현된다면 CJ대한통운 물량 일부가 롯데글로벌로지스로 갈 가능성을 점친다. 한진의 경우 중국의 또 다른 이커머스 테무와 손잡은 상태다. 알리 물량까지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시장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입찰 제안서를 받은 것은 맞다"며 "성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경쟁 입찰에 돌입한 만큼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택배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여전히 많은 물량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입찰 특성상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결국은 가격 싸움이 될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입찰 결과는 내달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