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7주만에 상승…올해 월 거래량 2000건 이상 예상
"완만한 상승세, 지역별 양극화"…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에 관망세 이어질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해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실수요자들은 매수 타이밍을 두고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내놓은 대책과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집값이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인데다 금리 인하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래 증가에 따라 매도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 강화 기조도 이어지고 있어 집값 상승세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에 따른 호가 상승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간 간극이 벌어져 거래가 다시 소강상태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실수요자들은 매수 타이밍을 두고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 서울 아파트값 17주만에 상승…올해 월 거래량 2000건 이상 예상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7주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3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하락 전환한 이후 17주 만이다.
자치구 가운데선 마포구(0.12%), 중구(0.05%), 송파구(0.05%) 등 전체 25개 구 가운데 12개 구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다른 지역들은 보합이거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보합 전환을 앞두고 있다.
주택공급 감소 역시 집값 상승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주택 인허가는 2만2912가구로 전월보다 11.2% 감소했다. 누계 기준으로는 2월까지 4만8722가구에 대해 인허가가 이뤄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줄었다. 주택 착공도 2월 1만1094가구로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24건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2568건, 2월 2492건, 3월 1868건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가 30일 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3월 거래량도 2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같은 현상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부가 올해 역시 신생아 특례 대출을 내놓으면서 매매 거래에 숨통의 틔워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주택구입자금 용도로 총 1만3000여건(약 3조5억원)의 대출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은 4100건(약 1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전체 주택 거래량 4만3491건 가운데 9.4%에 해당하는 규모다.
◆ "완만한 상승세, 지역별 양극화"…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에 관망세 이어질 것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 점 역시 집값 반등 기대감을 만드는 배경이다.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도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물가상승이 완화되면서 고용과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으며 금리가 최고치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게 되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금리가 높은데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분명한 만큼 당장 가파르기보단 다소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바닥 경향은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격 조정과 계절적 요인, 하반기 금리 인하에 기대감으로 인한 매수 수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스트레스 DSR 등 이런부분이 있어 상승폭이 빠르거나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상승하는건 어렵고 완만한 장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 내에서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거래량 상승에 매도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며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집주인들의 경우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호가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당분간은 거래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며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