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되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너무 기뻐요. '기생수'는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독립영화계 스타'로 불린 배우 전소니가 이제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진출했다. 그간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인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정수인을 연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소니 [사진=넷플릭스] 2024.04.11 alice09@newspim.com |
"많은 분들이 작품을 보시고 힘들었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렇지 않았어요(웃음). 마음이 힘들어야 고생하고 힘들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번 작품은 정말 재미있게 했거든요. 또 글로벌 1위를 했다고 들었는데 마냥 신기해요.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말을 이렇게 많이 들어본 게 처음이거든요. 하하. 가까운 사람들이 재미있게 본다는 말을 해줘서 좋았고, '1'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진지 모르겠지만, 그 만큼의 숫자가 나올 만큼 많이 시청됐다는 게 신기해요."
이번 작품은 일본 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SF만화 '기생수'가 원작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정수인의 이야기가 담겼다.
"감독님이 한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질 거라는 설명을 해주셨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어떻게 그려질 거라고 예상이 되면서도 안 되는 작품은 처음이었죠(웃음). 이게 어떻게 만들어질까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쉽게 읽히는 거예요. 대본을 읽으면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봤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소니 [사진=넷플릭스] 2024.04.11 alice09@newspim.com |
작품은 대한민국이 배경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생생물이 한국에 오게 되고, 기생생물에게 잠식당한 인간은 뇌를 지배당해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전소니가 연기한 정수인은 뇌를 빼앗는 것에 실패한 기생생물 하이디로 인해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된다.
"두 인물을 분리시켜서 연기를 해야 했는데, 제 나름의 전략은 수인이를 잘 만드는 거밖에 없었어요. 너무 두렵고, 마냥 모르겠다고만 생각하면 이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수인이를 현실감 있게 만들고 싶었죠. 기생생물 하이디를 연기할 때 감독님한테 여러 보기를 보여드렸는데 작품에도 많은 기생생물이 나오는데 그들의 톤과 비슷한 결을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수인이와 하이디를 만들어 나갔죠."
'기생수: 더 그레이'는 원작과 많은 차별점을 갖고 있다. 원작은 손에서 기생생물이 나오는 반면, 한국은 얼굴을 통해 기생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또 정수인과 하이디가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차이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소니 [사진=넷플릭스] 2024.04.11 alice09@newspim.com |
"원작은 워낙 유명해서 모를 수가 없죠. 원작을 봤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제가 이 작품에서 그만큼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도움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됐거든요. 지금은 원작과 저희 작품이 다른 지점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또 작품이 던지려고 한 메시지가 잘 드러난 것 같고요.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인간이 바라보는 기생생물, 기생생물이 바라보는 인간 모두 '생존'이라는 같은 본능을 갖고 태어났지만 다른 식으로 서로를 배척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좋았어요."
2017년 영화 '여자들'로 데뷔해 대중적으로는 2019년 영화 '악질경찰'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소울 메이트' 등을 통해 애절한 연기를 주로 해왔던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연기에 나섰다.
"이 작품은 저한테 확실히 특별할 것 같아요. 정수인과 하이디가 합쳐진 인물은 어떤 작품에서도 만날 수 없잖아요. 이 역할을 저한테 주셔서 너무 기뻐요. 또 대중에게 한 작품 속 캐릭터로 각인되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로도 특별하고요. 이 현장을 겪을 수 있었던 것도, 상상을 통해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고요. 비록 스토리지만 누군가를 구해낸 것도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무엇보다 이렇게까지 넓은 범위의 관객을 만나는 게 신비하고 감사하죠. 그걸로도 '기생수: 더 그레이'는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아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