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당선인 인터뷰
"1호 추진 법안은 반도체 특별법"
"빨리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단단하게 움직여야"
"정책정당으로 가면서 국민사랑 받는 정당으로 태어나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빨리 하는 것 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모든 로드맵이 단단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지원할 생각이다."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당선인은 무엇보다 '갤럭시 신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에 사장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인 경력의 그는 이번엔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되며 '정치 신입'이 됐다.
고 당선인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하루 배우고 있다"면서 "총선 참패 후 TF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너무 늦게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정치권에서는 빨리 움직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갤럭시 신화'의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국회의원 당선자가 10일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5.10 yym58@newspim.com |
고 당선인은 최근 당의 변화와 반성을 촉구하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당 원내대표 선거를 지켜보며 "추경호 원내대표가 정책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해 주신 것이 기억에 남았다. 이 부분이 의원들에게 설득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정책정당으로 가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동훈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고 당선인은 과거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에 대해 언급하며 "당시 문제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이 (책임자인) 저를 포함한 임직원이었고 이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고를 수습하고 새로운 시리즈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는 선거에 참패했으니 빠지라고 한다. 이것이 여의도 관행인 것 같은데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 준비는 서두르기보다 '단단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중요하다"면서 "빨리 하는 것 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대표 선출까지 가는 로드맵이 단단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그는 22대 국회에서의 1호 추진 법안으로 '반도체 특별법'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는 국가의 무기가 된 지 오래"라면서 "가능한한 많은 제품을 수출해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되게 하고 청년 미래의 주춧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갤럭시 신화'의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국회의원 당선자가 10일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5.10 yym58@newspim.com |
-다음은 고동진 당선인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강남병 주민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로 있었기 때문에 나름 인지도는 있었겠지만 주민이 아니었던 저에게 많은 표를 주신 것 자체로 감사드린다. 당선되고 나서도 파티도 안하고 침울했다. 기뻐할 겨를은 없었다. 수도권과 서울에서 이렇게 되니까 무슨일인지 분석 생각을 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썼다.
주민들을 계속 만나고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나를 뽑았을 때 생각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 것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시, 구의원들을 방에 모아놓고 선거가 끝나고 나면 '투 두(to-do) 리스트'를 만들자고 했다. 이 작업이 5월에 마무리가 되면 하나하나 지역 주민들의 문제점을 해결할 생각이다.
-기억에 남는 목소리가 있다면.
▲다 기억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종합부동산세, 대치동과 삼성동이 아파트만 토지거래 허가제로 묶여있다. 부동산 값 상승 등 서울시에서 그렇게 한 이유는 알지만 건물, 상가는 다 풀어놓고 아파트만 묶어 놨다. 이 제도가 거래 자체를 막는 행위가 돼 버린다. 예를 들어 은마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있으면 거래를 하려는 사람에 대한 심사가 매우 까다롭다. 그렇게 되니 거래를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문제가 된다.
안 되는 문제도 분명히 있다. 삼성동, 대치4동에는 고층 건물을 짓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 위쪽 지역 분들은 반대를 한다. 삼성동 밑에 빌라촌은 밤에 슬럼화가 돼가고 있는 곳도 있다. 실제 지역을 돌아보니 지역민들의 말은 분명히 맞는데 지역 내 다른 분들과 이해관계가 다른 것들이 있다. 일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도 쉽지않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도 정치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갤럭시 신화'의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국회의원 당선자가 10일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5.10 yym58@newspim.com |
-국회의원으로서 준비하고 계신 1호 법안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드린다.
▲1호 법안은 저출생 문제, 청년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특별법이 가장 시급한다. 반도체의 인프라 구축은 인력, 수력, 전력이다. 이 세가지를 반도체 평택, 용인, 화성, 이천에서 경기 남부벨트를 잇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에 자금지원이나 인프라를 빨리 구축하고 지원해주는 것을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하셨다.
또 하나는 돈의 문제다. 반도체는 국가의 무기가 된 지 오래다. 그러면 반도체 공장을 빨리 가동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환경이나 이런 곳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반도체 공장을 빨리 가동하게 해서 가능한 많은 제품을 수출해 매출을 일으키고 이익을 거둬들여서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되게 하고 청년 미래의 주춧돌이 되게 해야한다.
민주당에서는 전력 문제에 있어 'RE 100'을 주장한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경기, 용인 남부벨트 반도체 클러스터에 태양광이나 풍력을 끌고 오려면 한 세월이 걸린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태양광 에너지의 한계도 있다. 기술적인 난데도 있다.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쪽에도 안전도 문제가 있다.
민주당 쪽에서 원자력을 반대하는데, 경기남부 클러스터에 SMR이라는 소규모 원자력을 쓰는 방법이 있다. 이 부분도 그런데 안전도에 시간이 걸리니 LNG나 수소 에너지를 쓰면 문제해결이 되고 정책적으로 이미 검토가 됐다. 민주당에서는 'RE 100' 주장만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건설적이고 기술적인 합의, 검토가 있어야 한다.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서는 전력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수력문제도 쉽지가 않다. 반도체가 물을 많이쓰기때문에 그부분도 검토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클러스터 특별법에 포함돼야 하는 내용 중에 반도체 장비가 들어오면 그 장비가 화학약품도 많이쓰고 가스를 많이 쓴다. 15~20년 전에는 일하는 사람들의 환경 규제가 있는데, 예를 들어 화학물질은 환경부에서 통제하고 가스는 산자부가, 종업원 안전은 고용부가 관장하는 등 규제가 흩어져 있다. 이를 일원화시킬 필요가있다.
규제완화나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위해 정부도 노력해야 하고 정치권에 있어서도 특히 이 문제는 당론을 가지고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문제다. 빠른 결정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소외된 계층에 더 많은 배려가 돌아가고 청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기업이 세금을 안 내면 어디에서 재원을 마련하겠나.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고동진 국민의힘 당선인과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 제1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장 멈춘 대한민국…청년을 꿈꾸게 하자'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에서는 저성장·저출산 등 우리 사회 전체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2024.04.17 yooksa@newspim.com |
-최근 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셨는데, 당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회사 같았으면 벌써 총선 참패와 관련해 TF를 만들어서 움직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TF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너무 늦게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 하루를 배우다보니, 지금 느낌은 정치권이라는 것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와 기업활동에는 차이가 있다. 기업은 고객의 사랑을 받고 제품 기술 서비스를 하는 것이 있지만, 결국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이다. 효율이 우선이다.
정치는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한데, 그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하다. 사람들과 합의를 하고 컨센서스를 이뤄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빨리 해야 한다는 것 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만하게 해서 당 대표선출까지 되는 로드맵이 단단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고 그 과정에서 제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지원할 생각이다.
-당이 새로운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맞았다.
▲솔직히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은 없다. 정치권에 처음 들어왔으니. 그 분이 언론에서 많이 접하고 있는 이야기 중 '어당팔'이 있다. 정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외유내강형이라고 해야하나. 최근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진짜 국가와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욕을 먹더라도 나서주신 것이다. 관리형이든 혁신형이든 상관없이 구인난 속에서 본인이 수락하신 것 자체가 선배 원로정치인으로서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이미 선거가 한 차례 미뤄졌던 것 아닌가. 세 분이 나와주신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취임한건, 독배를 마신 것으로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것은 추 원내대표께서 정책정당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해주신 것이다. 이 부분이 의원들에게 설득이 됐다. 정책정당으로 가면서 우리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다시태어나야 한다. 민생을 살펴야 한다.
-이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여러 인물이 거론 중인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그 중 하나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선거 참패 책임으로 물러나야 하지 않나라고 말을 하더라. 그 점에 있어서 기업과 정치권이 다르다고 느꼈다. 지난 2016년 당시 갤럭시 노트7 배터리 이슈가 있었는데 이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이 저를 포함한 임직원이었고, 이 사람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만들어 사고를 수습하고 새로운 노트 시리즈를 개발할 수 있었다.
정치권은 다르다. 선거에 참패했으니 빠지라고 하고, 이것이 여의도 관행인 것 같더라. 이는 합리적이지 않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딱 100일 한 사람이다. 그것도 국민의힘에서 직을 맡은 사람이 없어서 법무부 장관을 하던 사람을 급하게 끌고 온 것이다. 100일 동안 본인을 돌아볼 시간도 부족했던 사람인데, 사고쳤으니 빠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대표는 어떤 인물이 올라서야 한다고 보시는지.
▲일단은 대의명분이 확실해야 한다. 국민의힘이라는 당의 정체성, 보수 여당의 컬러와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다만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보수냐 진보냐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진다. 청년의 미래를 고민하고 청년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힘이 무엇을 할 것인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중소, 중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반도체 50~60%는 소프트웨어인데 경쟁력 점프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책적으로 두루 살피고 방향을 제시하고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철학 대의명분이 굉장히 분명해야 한다.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뒤따라가야 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나.
▲고민을 하셨던 흔적이 느껴진다. 진정성도 느껴진다. 저런 시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앞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재명 대표를 만나지 않았나. 국민들과 소통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 소통을 주기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따라온다면 국민들이 이해할 것으로 본다. 조금 더 일찍 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날 기자회견이 몇 점인가 평가하는 것은 나중 문제다. 도어스태핑 하시던 모습들이 기억난다. 상당히 의미가 있었는데 어느순간 중단됐다. 지나간 것은 제쳐놓고 앞으로 이런 시간들을 자주 가져주시면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쉽게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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