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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스토리] '#퇴근길 #스트레스 해소엔 #떡볶이' 배민의 AI 메뉴 추천 서비스

기사입력 : 2024년05월19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5월19일 08:00

메뉴 고민 이용자 위한 서비스 '메뉴뚝딱AI' 출시
리뷰 분석해 사용자 개인화된 메뉴 추천
3월부터 서울 지역 시범 운영중…지역 확대 예정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넷플릭스 증후군'을 아시나요?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영화·드라마 중 무엇을 볼지 결정하지 못해 예고편만 보다 끝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배달을 시킬 때도 '넷플릭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프로덕트 경험분석팀의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 중 32%는 메뉴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민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앱부터 켜고 뭘 먹을지 고민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배달의민족의 메뉴뚝딱AI서비스. 서울권을 주소지로 설정한 사람들에게는 검색창 아래칸에 '리뷰에서 뽑은 추천 메뉴'가 뜬다. [사진=배달의민족 제공]

배달앱을 자주 사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배민의 강점은 '리뷰'입니다. 다른 앱보다 리뷰이벤트를 도입한 가게가 많으니, 그만큼 리뷰에 쌓인 데이터도 많을 테지요.

배민은 이를 활용해 지난 3월, 메뉴를 고민하는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챗GPT가 배민에 등록된 방대한 리뷰를 분석한 뒤 그날의 분위기, 온도, 기분에 따른 메뉴를 추천해 줍니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스트레스받아서 매운 떡볶이 시켰어요'라는 다른 고객의 리뷰를 분석해 퇴근길 뭘 먹을지 고민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입니다.

AI 도입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한 사용자의 리뷰가 다른 사용자의 메뉴 추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는 추려내고 필요 없는 정보는 덜어내는 작업이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배민은 리뷰 내용을 숫자로 치환해 개인 정보를 덜어내고 맛이나 식감, 함께 먹는 사람, 음식을 시켜 먹는 상황 등의 키워드를 추출했습니다. 지속적인 노력 끝에 GPT는 비로소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메뉴를 추천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의 메뉴뚝딱AI서비스. [사진=배달의민족 제공]

'이거 드세요', '저거 드세요' 보다는 '이게 어떨까요?'가 더 낫겠죠? 배민은 사용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해당 GPT에는 '뚝딱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부드러운 말씨도 가르쳤습니다. 말이 쉽지, 실제로는 아주 고된 과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배민의 UX 라이터와 브랜딩 마케터들이 머리를 모아 뚝딱이의 MBTI까지 만들어낸 결과, 눈치코치를 갖춘 뚝딱이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올해 3월부터 서울 지역에만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배민 검색창에 원하는 맛이나 상황을 입력해 메뉴를 추천받으실 수 있습니다. 퇴근길에 집으로 출발하며 음식을 미리 시켜두고 싶다면 '퇴근길 메뉴'를, 매콤한 음식이 당긴다면 '매콤한 메뉴'를, 과음으로 해장이 필요하다면 '해장 메뉴'를 입력하면 됩니다.

배달업계는 현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완연한 엔데믹 이후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상권이 발달하면서 이용자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배달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건 아닙니다. 이미 배달의 편리함을 맛본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도 배달 음식을 안 시켜 먹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제 업계에 남은 과제는 얼마나 사용자의 이용 경험을 편리하게, 특별하게 만들어주느냐에 있습니다. 배민도 이런 고민 끝에 이번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시범 적용 중이지만, 배민은 서비스 지역을 차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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