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1심 벌금 5억원…부실판매 혐의는 무죄
'아내 살해' 변호사 1심 선고…檢, 무기징역 구형
전 새마을금고 회장·SPC 회장 항소심 첫 공판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번주 법원에서는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펀드 판매사 KB증권과 임직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열린다.
별거 중이던 아내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형 법무법인 출신 미국 변호사에 대한 1심 판단도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모 씨의 1심 선고를 진행한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검찰, '아내 살해' 변호사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은 지난 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현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멈추고 피해자를 살릴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는데도 구호 요청을 하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이를 우발적 범행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씨는 지난해 12월 3일 별거 중이던 아내 A씨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둔기로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현씨는 과거 A씨와 한 차례 이혼소송을 하다가 합의했으나 A씨가 2차 이혼소송을 제기해 별거 중인 상태였다. 검찰은 A씨가 자녀의 옷과 가방을 가져오기 위해 현씨의 주거지에 방문했다가 말다툼을 하게 됐고 격분한 현씨가 A씨를 폭행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 미국변호사로 사건 발생 직후 퇴사했으며 그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최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루기도 했다.
◆KB증권, 1심서 벌금 5억…'불완전 판매'는 무죄
서울고법 형사9부(윤승은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B증권과 전 임직원 5명,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연다.
KB증권과 임직원들은 지난 2019년 3월 라임의 모(母)펀드가 'A등급 우량사채 등에 투자한다'는 제안서 내용과 달리 무등급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속이고 167억원 상당의 자(子)펀드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KB증권이 펀드를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처럼 허위 표시한 부분만 유죄로 판단,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또 전 임직원 4명에게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선고를 유예했다.
라임 펀드 판매로 개인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전 팀장 김모 씨는 징역 2년의 실형을, KB증권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사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사태'로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 추징금 18억여원이 확정됐다.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 회장·허영인 SPC 회장 2심
같은 법원 형사6-1부(정재오 최은정 이예슬 부장판사)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등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해 9월 25일 오후 '억대 뒷돈 수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3.09.25 leemario@newspim.com |
박 전 회장은 류혁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를 통해 자산운용사 아이스템파트너스의 유영석 전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과 변호사 비용 5000만원을 대납받고 중앙회 상근이사들로부터 조직 관리비를 상납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회장이 이 중 1억2200만원을 수수했다고 판단,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 및 추징금 1억22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4일 같은 법원 형사1-1부(한창훈 김우진 마용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 회장과 황재복 대표, 조상호 전 총괄사장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연다.
허 회장 등은 2022년 12월 SPC그룹 총수 일가의 증여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인 밀다원 주식을 SPC삼립에 저가 양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밀다원 주식 가치의 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에 따라 이뤄졌으며 배임의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밖에도 21일에는 '불가리스 과장광고'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과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1심 공판, 22일에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사건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구현모 전 KT 대표 등의 항소심 공판, 23일에는 2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항소심 공판이 차례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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