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더 에이트 쇼' 한재림 감독 "자극을 위한 재미, 제 고민 담았죠"

기사입력 : 2024년05월22일 16:06

최종수정 : 2024년05월22일 16:06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재미만 줘야 하는지, 저도 사유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갈등이 있었죠. '나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어간 작품이에요."

영화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그리고 '비상선언'을 선보인 한재림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첫 시리즈물 연출에 나섰다.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더 에이트 쇼(The 8 Show)'를 통해 연출과 극본을 맡은 한 감독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더 에이트 쇼'의 한재림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4.05.22 alice09@newspim.com

"일단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서 기뻐요. 첫 시리즈 연출인데, 영화는 관객 스코어가 있어서 부담이 있거든요. 그에 비해 OTT는 설렘이 있었어요.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떨리고 설레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8명의 사람, 8개의 층에서 8인이 벌이는 희비극이다.

"서바이벌 장르의 주인공은 위기를 헤쳐 나가는 영웅이잖아요. 하지만 '더 에이트 쇼'에서 주인공은 현실과 비슷한 인물이에요. 블랙 코미디 요소를 가지고 있죠. 이 사람이 주인공임에도 특별한 능력도 없고, 위기를 맞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서바이벌 장르를 비틀어 보고 싶더라고요. 또 '파이게임'도 봤는데 서바이벌에서 한 명도 죽으면 안 된다는 설정과 시간을 벌어서 돈을 버는 구조의 설정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더 에이트 쇼' 메인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2024.05.22 alice09@newspim.com

작품은 존재를 알 수 없는 주최 측에게 '재미'를 주어야만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개인당 가져갈 수 있는 상금 또한 늘어난다. 한재림 감독은 "극본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이입이 됐다"고 털어놨다.

"8명은 주최 측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을 하잖아요. 극본을 쓰는데 제가 하는 일이랑 똑같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거기서 이입이 됐죠. 저 역시 관객에게 재미를 줘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목도 '쇼'라는 게 붙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쇼라는 생각이 들어서 엔터테인먼트라는 의미로 '더 에이트 쇼'라는 제목이 붙어졌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질문을 잘 던졌다고 생각해요. 지금 도파민의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재미있는 게 중요하고요. 예전에는 하나의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지면서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아쉬움을 담으려고 했어요."

한 감독은 2005년 영화 '연애의 목적'으로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더 킹', '비상선언'의 감독, 각본, 기획, 제작 등을 두루 맡으며 남다른 연출력으로 호평을 얻었다. 최근 OTT 시리즈물이 많은 자극을 담는 가운데, 첫 연출에 나선 한 감독은 영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현 시점 자극만을 요하는 시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더 에이트 쇼'의 한재림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4.05.22 alice09@newspim.com

"처음에 장면이 영화 콘셉트로 시작하고, 진수가 사채업자에게 쫓겨서 도망가는 곳이 영화 촬영지에요. 영화로 관객을 초대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또 1층에 살고 있는 인물은 광대고요. 마지막 1층이 영사기를 잡고 떨어지고, 필름에 불 타 죽잖아요. 그게 영화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녹여낸 거죠. 저 역시 이 작품을 만들면서 '이 장면을 넣으면 관객들이 좋아하겠다'라고 예측되는 게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 작품들이 재미만을 쫓는데, 재미만을 위해 장면을 넣는 게 과연 맞나 하는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극중 8층과 6층의 정사 장면도 넣지 않았어요. 또 고문 장면도 폭력적이고 윤리적으로 안 맞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그걸 보고 쾌감을 느낄 관객은 없잖아요. 우리가 자극의 끝에 갔을 때는 결국 고통만 남고 혐오가 남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거죠. 저는 이제 질문을 던진 거라 아직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어요."

작품 속 1층부터 8층의 인물은 각기 다른 금액의 돈을 받는다. 피라미드 구조의 현실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만큼 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8층(천우희)는 모든 것을 누리며 하위 계층에게 자신만을 위한 '재미'를 요구한다. 상위 계층의 악랄함을 권선징악의 엔딩으로 끝낼 수도 있었지만, 한 감독은 엔딩마저 비틀어 버렸다.

"그 통쾌함이 사실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느껴요. 콘텐츠 생산자로서 제가 과연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아쉬움을 담았어요. 7층이 이걸 시나리오로 만드는데, 이건 어떻게 보면 자조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죠. 이 작품의 주최는 관객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도 모르게 여기에 빠져 들면 죄책감이 느껴지고, 나를 건들게 되거든요. 자극적인 것만 쫓는 재미가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도한 거죠. 그래서 보시는 분들과 같이 고민해보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여론조사] 尹 지지율 3%p 하락한 32.2%…"채상병 특검법 재공방 등 영향"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 조사 대비 소폭 하락하며 30%대 초반을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4~2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잘하는 편+매우 잘함)는 지난 조사(35.2%)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32.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잘못하는 편+매우 못함)는 62.2%→65.3%로 3.1%p 상승하며, 긍·부정 격차는 지난 조사 대비 27.0%p→33.1%p로 격차가 벌어졌다. 성별로 남성은 긍정 29.2%, 부정 69.2%, 여성은 긍정 35.3%, 부정 61.4%다. 연령별로 만18~29세는 긍정 25.2%, 부정 72.3%다. 30대는 긍정 26.8%, 부정 72.2%, 40대는 긍정 18.0%, 부정 80.4%로 가장 낮은 지지율 나타냈다. 50대는 긍정 29.1%, 부정 69.5%, 60대는 긍정 43.5%, 부정 54.3%, 70대 이상은 긍정 54.2%, 부정 39.2%다. 지역별로 서울은 긍정 29.5%, 부정 67.6%, 경기·인천은 긍정 29.5%, 부정 68.7%다. 대전·충청·세종은 긍정 32.8%, 부정 67.2%, 강원·제주는 긍정 36.8%, 부정 60.7%다. 부산·울산·경남은 긍정 35.8%, 부정 63.6%, 대구·경북은 긍정 46.6%, 부정 47.6%다. 광주·전남·전북은 긍정 24.3%, 부정 69.7%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종부세 폐지·상속세율 인하 예고 이후 국정 지지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청년층과 40대의 취업률 저하 등 체감 민생경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 발언으로 인한 공방, 소련 해체 후인 1996년에 폐기됐던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사실상 부활한 러시아-북한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로 안보 불안 등이 지지율을 하락하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2.9%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imsh@newspim.com 2024-06-27 06:00
사진
친족간 재산범죄 처벌 가능해진다...‘친족 상도례’ 헌법 불합치 결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배우자 간 발생한 절도·사기죄 등 재산범죄에 대한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 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 4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인 안동완 부산지검 검사 탄핵사건을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 대한 대체복무역 관련 헌법소원 등의 선고를 앞두고 재판정에 자리해 있다. 2024.05.30 choipix16@newspim.com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인 청구인 김모 씨는 삼촌 등을 준사기,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에게 청구인의 동거 친족으로서 형면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횡령 혐의로 계부를 고소한 또 다른 청구인 김모 씨,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부친을 대리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부친의 자녀들을 고소한 장모 씨, 어머니 명의 예금을 횡령한 혐의로 동생과 그 배우자를 고소한 청구인 최모 씨도 모두 비슷한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김씨 등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친족상도례는 과거 가정 내부의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고려와 함께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인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실질적 유대나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고, 또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에 대해 동거를 요건으로 적용된다"며 "이처럼 넓은 범위의 친족간 관계를 일반화하기 어려움에도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경우에 따라 형사피해자인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된다"며 "이러한 재산범죄의 불법성이 일반적으로 경미해 피해자가 수인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거나 피해의 회복 및 친족간 관계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독립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무 처리능력이 결여된 경우 심판대상조항을 적용 내지 준용하는 것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같은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관으로 하여금 형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해, 대부분의 사안에서는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형사피해자는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상실하고, 기소가 되더라도 '형의 면제'라는 결론이 정해져 있어 형사피해자의 적절한 형벌권 행사 요구는 실질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와 관련해 형사처벌의 특례를 인정하는 데 있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면제'를 함에 따라 구체적 사안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형해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그 적용을 중지해 내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 기한을 뒀다.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한편 이날 헌재는 형법 제328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렸다. 형법 제328조 제2항은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자의 고소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고,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수사나 기소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사건 재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등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줄 것을 청구하는 절차적 권리가 제약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적·문화적 특징 등을 고려해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를 소추조건으로 정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가형벌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2024-06-27 15: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