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비빔면·4과비빔면' 저조한 성적에 "올해 생산 안 한다"
비빔면 대신 불닭에 집중...美에선 불닭볶음면 품귀현상도
공급지역·생산확대 주력, 비빔면 시장은 팔도·농심·오뚜기 3파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삼양식품이 올해 비빔면을 생산하지 않는다. 비빔면 시장 후발주자인 삼양식품은 그간 여름시즌마다 열무비빔면, 4과비빔면 등을 선보이며 계절면 경쟁에 참전했다. 그런데 올해는 비빔면 대신 불닭볶음면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삼양식품은 라면 공급 지역을 확대하고 신규 공장을 증설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열무비빔면, 4과비빔면 등 비빔면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삼양식품은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시즌을 겨냥해 매년 2월부터 8월까지 열무비빔면 등 여름 계절면 제품을 한정 생산해 판매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2024년도 생산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올해 비빔면 생산을 중단키로 최종 결정했다. 추후 내년 시즌 비빔면 생산을 재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양식품의 '4과비빔면'. 올해는 생산되지 않는다. [사진=삼양식품] |
삼양식품이 비빔면 생산 중단을 결정한 배경은 자사 비빔면의 저조한 성적 때문이다. 비빔면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팔도, 농심, 오뚜기 등 3사의 시장 파이를 나눠가진 구조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비빔면 업체별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다. 삼양식품은 기존 열무비빔면에 이어 2021년 '삼양비빔면'을, 지난해 '4과비빔면'을 새롭게 선보이며 비빔면 시장에 연이은 도전장을 냈지만 두 제품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해외시장의 불닭볶음면 돌풍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삼양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1% 증가한 385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35.7% 늘어난 801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북미와 중국법인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2.5%, 186.2%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해외 비중 68%에서 더 증가한 수치다.
불닭볶음면 인기로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불닭볶음면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어느 마을에 사는 아이가 생일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각종 소셜미디어(SNS) 통합 조회수가 1억뷰를 넘으며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미국 유통 체인인 아마존, 월마트 등에 불닭볶음면을 유통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중부 및 동부 지역은 아직 추가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생일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울음을 터뜨리는 소녀 영상 캡처.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
생산 물량 확대도 추진한다. 삼양식품은 현재 밀양에 제2 공장을 설립 중이다. 지난해 1643억원을 투입해 착공을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완공 예정이다. 해당 공장이 가동될 경우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4억개로 30% 늘어난다. 삼양식품은 향후 기존 밀양 1공장을 중국향 수출 공장으로, 제 2공장을 미주 전용 수출 공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빔면을 생산하던 라인은 불닭볶음면, 맵탱 등 주력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며 "북미 시장에서는 서부지역에 이어 중부, 동부 지역의 신규 입점 채널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이 빠진 올해 비빔면 시장은 팔도, 농심, 오뚜기의 3파전으로 전개된다. 팔도는 배우 고규필, 서권순을 '팔도 비빔면' 모델로 발탁해 신규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농심은 '배홍동 비빔면' 모델로 4년 연속 유재석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 모델로 배우 이제훈을 새로 발탁했다. 여기에 라면시장 후발주자인 하림이 배우 이정재를 내세워 '더미식 비빔면' 광고에 나서고 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