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나의 자리가 아닌 나의 일에서 보람과 가치를 찾고 주어진 자리에서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 전입 인사에서 "지방 검찰청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다 서울·수도권 검찰청으로 전입하는 여러분에게 축하를 드리며, 그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 [제공=대검찰청] |
이 총장은 "여러분이 새로운 임지,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일에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맞는 검찰 구성원 역시 함께 일하게 될 여러분이 어떤 리더일지 궁금해하며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인 부장검사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감독·관리·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원들의 옆에 나란히 서서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해 내는 자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왜 뛰지 않느냐'고 나무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뛰어야 하는지'와 뛰는 방법, 뛰는 기쁨을 알려줘야 하며 숨차 힘들어하는 부원 옆에서 페이스메이커와 플레잉코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검찰이 하는 일은 결국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고 위협하는 범죄에 빈틈없이 대응해 국민의 생명, 신체,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일로 귀결된다"며 "민생범죄 대응을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특히 성폭력·전세사기·보이스피싱·마약범죄 등에 엄정하게 대처해 국민이 집, 직장 등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장은 "검사라는 직업의 '직'은 자리라는 뜻이고 '업'은 일이라는 뜻으로,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며 "업을 통해 직을 얻으면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을 일이지만, 직에 방점을 찍고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업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이 총장은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시 '삶'을 인용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있는 것, 현재는 항상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나니"라고 말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