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삼성·SK 등 임원출근 강화...잇단 자사주 매입
'합리적 보상' 요구하는 노조...회사 위기, 직원들 '온도차'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재계 주요 그룹들이 속속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조직에 위기감을 불어넣기 위해 임원들이 앞장섰다. 반면 직원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합리적 보상을 중시하는 변화된 조직문화가 임원과 직원 간 온도차를 보인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임원 대상으로 근무 제도를 '격주 주4일'에서 '주5일'로 전환했다. 지난 6일 포스코는 온라인 게시판에 "임원에 한해 주4일 근무제를 주5일 근무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올렸다.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격주 주4일제를 도입했는데, 임원에 한해 근무제도를 원상 복귀한 것이다.
단, 사측은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주5일 근무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삼성전자의 경우 인공지능(AI)칩 경쟁에서 밀리며 주가가 7만원대로 내려앉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이달 들어 임원들이 줄줄이 자사주를 매입해 책임경영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 총 6명은 이달 들어 자사주 총 1만5490주를 매입했고, 이것은 약 11억5000만원 규모다.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주식 5500주를 주당 7만3700원에 장내에서 매수했다. 총 4억535만원 규모다. 같은 날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도 장내에서 5000주를 주당 7만3500원에 샀다. 총 3억6750만원 규모다. 이밖에 재경팀 담당임원 윤주한 부사장을 비롯해 박순철 지원팀장(부사장), 정재욱 삼성리서치글로벌AI센터 부사장, 김동욱 재경팀장(부사장) 등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 뿐 아니라 삼성전자 임원들은 연초부터 주 6일 출근으로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다. 임원 주 6일 출근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 계열사로 확대된 상황이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스핌 DB] |
SK 역시 수펙수추구협의회의 토요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는 한편 지난 7일엔 부회장 '원포인트'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에 선임했다. 이것을 통해 SK온 조직 쇄신이 예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임원들은 굳이 주말에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대기 상태에 있어 주말출근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단, 임원들이 본보기가 돼 조직 기강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강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노조는 조직내 위기감을 불어넣으려는 경영진의 움직임과는 다른 모습이다.
포스코 노조의 경우 다음 달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경우 징검다리 연휴였던 지난 7일 창립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예전처럼 임원들이 주말에 출근하면 그 밑에 직원들도 줄줄이 주말 출근을 할 수 없다"면서 "젊은 직원들은 특히 납득할 만한 보상 체계와 워라밸에 더 가치를 두고 있어, 임원들을 통해 위기감을 불어넣으려는 움직임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