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주식 분할을 마무리한 후 다음 타자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스가 거론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단 한 번도 주식 분할을 한 적이 없는 메타의 주가가 저점 대비 450%나 상승하면서 이를 위한 여건이 여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월가 분석가들이 앞으로 주식 분할을 단행할 종목으로 메타를 꼽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는 소위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엔비디아·알파벳·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중 유일하게 주식 분할의 역사가 없는 종목이다.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1시 41분 메타는 전장보다 0.26% 내린 501.29달러에 거래됐다. 마호니 애셋 매니지먼트의 켄 마호니 대표는 "주당 5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면서 메타는 주식 분할을 위한 여건이 여물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 2022년 기록한 저점으로부터 450%나 급등했다. AI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자사주 매입 및 배당제 도입은 메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메타 AI 로고.[이미지=로이터 뉴스핌] 2024.06.12 mj72284@newspim.com |
주식 분할은 회사의 근본 가치를 바꾸지는 않지만, 주당 가격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10 대 1 주식 분할을 통해 1200달러 이상의 주가를 120달러대로 낮췄다. 지난달 주식 분할 발표 후 엔비디아는 28%나 급등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 수석 투자 전략가는 "주식 분할은 주식 수를 늘려 주가를 낮추는 금융 엔지니어링 메커니즘"이라면서 "분할이 기업의 내재 가치를 변경하지는 않지만, 일부 개인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이고 투기적 투자를 늘린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주식 분할로 볼 때 더 많은 기술 기업이 같은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엔비디아는 2022년 이후 M7 종목 중 주식을 분할한 4번째 회사다. 앞서 알파벳과 아마존, 테슬라가 주식 분할에 나섰고, 애플은 2020년 마지막 주식 분할을 단행했다.
BofA는 브로드닷컴과 램 리서치, 슈퍼마이크로컴퓨터 KLA 코프, 넷플릭스를 다음 주자로 꼽고 있으며 아직 주가가 500달러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년여 만에 처음으로 주식 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 기대를 높이는 주식 분할이 언제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BofA에 따르면 주식 분할에 나선 기업 중 30%는 12개월 후 주가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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