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환수 처분에 소송…부정수급 혐의 무죄 확정
"건보공단이 이미 환수 취소해 소의 이익 없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25억원 상당의 요양급여 환수 처분에 불복해 낸 소송이 법원에서 각하됐다.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미 환수 처분을 취소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27일 최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각하 판결하고 소송비용은 건보공단이 부담하라고 했다. 각하란 소송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복역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구속 299일 만인 5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2024.05.14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건보공단)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2년 12월 15일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며 "해당 처분은 효력을 상실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존재하지 않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소송 계속 중 처분청이 다툼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상실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고 존재하지 않는 처분을 대상으로 한 항고소송은 소의 이익이 소멸해 부적법하다는 법리에 따른 것이다.
소송비용의 부담과 관련해서는 "행정청이 처분을 취소해 청구가 각하된 경우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행정소송법 제32조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씨는 2013~2015년 의사 자격이 없는 동업자들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건보공단으로부터 22억9000만원의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건보공단은 최씨가 받은 요양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2021년 2월 최씨에 대해 31억5400여만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했고 이후 환수금액을 25억4600여만원으로 감액했다.
최씨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4월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으나 항소심은 최씨가 동업자와 공모해 요양병원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2022년 12월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건보공단은 최씨에게 무죄가 확정되자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을 취소했다.
한편 최씨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 받고 복역하다 지난 5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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